[남서현 / 故남지현 학생 언니]
사랑하는 지연아, 언니야. 오늘은 네가 떠난 지 4년이 되는 날이래.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 거라는 말은 다 거짓말 같아. 사고가 나고 정신과 박사님은 3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는데 전혀 아니잖아.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 왜 우리는 모든 것을 준비 없이 받아들여야만 할까.
평범한 어느 날 너를 떠나보내야 했고 원치 않았지만 너의 교실을 내 손으로 옮겨야만 했고 너와 친구들을 이곳에 데려오려면 너를 그만 보내줘야 한대. 가슴이 너무 저리다. 너무 도망치고 싶다.
울고 싶지 않은데 강하게 맞서고 싶은데 매일 울어. 지현이가 언니 울보라고 그렇게 놀렸는데 언니는 여전하네. 지현아, 언니가 약속할게.
화랑유원지에 생기게 될 추모시설과 0. 1%의 봉안시설이 우리가 안전사회로 나아가는 시작이 되게 꼭 만들거야. 꼭 그렇게 될 거야.
1%가 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나는 알아. 그래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지금까지 왜 세월호가 침몰해야 했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제 시작이야. 이렇게 시작을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다행이다.
엄마, 아빠 곁에 이렇게 많은 벗을 주어서 고마워. 나에게 너무너무 사랑하는 세월호 형제, 자매들을 줘서 고마워. 그래서 언니는 여기서 잘 버티고 잘 싸울 수 있어.
4년 동안 언니의 온 세상은 너였어. 그래서 너무 미안하다. 너와 함께한 17년을 그렇게 살았다면 지금 덜 미안했을까. 너무 보고 싶다, 우리 막내. 언니 부끄럽지 않게 살게. 너무너무 사랑해.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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