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10년 전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웠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기억하십니까?
앞선 보도처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산업부 황규락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황 기자, 우리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그렇게 많이 먹는 건가요?
네, 표를 보시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우리 돈 1조 3천억 원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총 쇠고기 수출액의 17% 정도를 차지하는 건데요.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1위로 올라섭니다. 일본이 1인당 2.4kg, 멕시코가 1.9kg을 소비하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1인당 3.5kg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2]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움직임이 거셌던 10년 전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짚어보죠.
2008년 4월이었죠. 당시 수입이 금지됐던 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수입하기로 하면서 조건을 달았는데, 그중 하나가 30개월 미만의 소만 수입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소가 광우병에 안전한지에 대해 논란이 일면서 정부가 급하게 협상을 진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문제가 커지면서 갑자기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공포가 함께 확산된 겁니다.
사람들의 분노와 공포는 커지는데 정부는 컨테이너로 거대한 벽까지 만들면서 사람들이 정부를 더 불신하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졌었습니다.
[질문3] 당시 사람들이 두려워할 만한 많은 괴담들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들은 지금 현실이 됐나요?
당시 가장 유명했던 괴담들 몇 개를 가지고 왔습니다.
먼저 광우병은 화장품이나 쇠고기를 다룬 칼 등 접촉에 의해서 전염된다는 건데요. 물론 사실이 아닙니다. 인간 광우병은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나 척수 같은 특정 부위를 먹을 때 걸리게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 광우병이 계속 퍼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이 또한 괴담으로 판명된 내용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병은 크로이트벨트 야콥병이라는 질병인데요. 주로 유전적 요인으로 생기는 병이고 광우병 소를 먹어서 생기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이 병에 걸렸다 해도 이게 광우병 소를 먹어서 생기는 건 꼭 아니라는 거죠.
또한 한국 사람이 유독 인간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괴담도 있었습니다. 이 또한 광우병을 연구한 논문을 잘못 해석해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당시 여기에 관해 이야기했던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겠습니다.
[신희섭 / 기초과학연구원 단장]
"(해당 논문에) 유전자 타입에 따라서 광우병이 더 잘 생긴다
안 생긴다는 데이터는 없죠."
[신희섭 / 기초과학연구원 단장]
"당시 과학적인 근거가 제대로 없는, 그리고 과학적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결과로 나타난 문제였었죠."
[질문4] 그럼 10년 전에 우려하던 일들이 실제 일어나지 않았단 건데. 당시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죠
당시 이런 의혹을 앞장서서 제기한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대부분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자극적인 말로 공포를 부추겼었죠.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들이 당시 그렇게 주장했기 때문에 검역 관리가 더 철저해졌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저도 그 당시 어떤 사람들이 사회를 혼란으로 몰고 갔는지 기억하는데, 시청자들은 어떻게 판단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산업부 황규락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