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사별한 뒤 생활 고를 겪던 40대 여성이 4살 짜리 딸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현관 앞에 각종 미납 고지서가 수북히 쌓이는 동안 주변에선 이들이 숨진 지도 몰랐습니다.
시신은 두달여 만에 발견됐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충북 증평에 있는 아파트에서 41살 엄마와 4살 된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딸은 침대에, 엄마는 침대 옆 바닥에 누운 상태였습니다.
시신의 상태로 볼때 숨진 지 두달 넘게 지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소방서 관계자]
"의사 의료지도를 유선상 받은 다음에 심폐소생술을 보류하고 이송도 안 하거든요. 그런 건이었어요."
넉 달 동안 관리비를 밀린 데다 현관문도 계속 잠겨 있어 관리실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두 모녀는 외출도 거의 하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이웃주민]
"본적이 기억이 안 나는데요. 하도 오래돼서"
유서에는 혼자 살기가 힘들다. 딸을 먼저 데려간다고 적었습니다.
부부와 딸이 살던 곳은 임대아파트입니다.
남편은 대출받은 돈으로 소형 버스를 사서 운전기사를 하려고 했지만, 지난해 9월 먼저 목숨을 끊었습니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은 고스란히 아내 몫이 됐습니다.
숨진 엄마와 딸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파트 현관에는 수돗세와 전기요금 등 각종 고지서가 아직도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금융권에도 줄줄이 연체가 이어져 현관에 독촉장이 뒤덮이기도 했습니다.
[금융업체 관계자]
"다중채무가 어마어마했고 딱지가 엄청 붙어 있었어요. 청주지방법원에서도 오고"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박영래
영상편집:배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