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복지 사각지대의 비극이 서울 한복판에서 또 발생했습니다.
창신동의 오래된 주택에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진 지 한 달이나 지나서 발견됐습니다.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온 것을 이상하게 여긴 수도사업소 직원이 찾아갔다가 모자를 발견했습니다.
서주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종로구 창신동.
1930년대에 지어진 걸로 추정되는 낡은 주택이 위태롭게 있습니다.
지붕 붕괴 위험이 있어 나무 기둥을 덧대 놨습니다.
집안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고 주방 싱크대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오랫동안 음식을 해먹지 않은 듯 가스레인지와 냄비에는 곰팡이가 피어있습니다.
어제 오전 10시쯤 이곳에 살던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수도사업소 직원이 수도요금이 과다하게 청구된 걸 이상하게 여기고 현장 점검에 나섰다가 발견한 겁니다.
[김수한 / 서울 중부수도사업본부 요금과]
"불러도 인기척이 없었고 물이 새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남자 직원이 안쪽을 살피다가 '돌아가신 것 같다' 그래서 112로 신고했죠."
이 집에 청구된 1월과 2월 사용분 수도료는 90만 원.
누수를 의심한 수도사업소 직원이 지난달에도 방문했지만 아무도 만나지 못해 경고문만 남겨두고 돌아왔습니다.
[김수한 / 서울 중부수도사업본부 요금과]
"3월 납기 수도 요금이 90만 원 넘게 나왔고요. 그래서 연락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으셔서…."
경찰은 모자가 지병으로 인해 한 달 전쯤 숨진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아들이 간호하며 살았지만 이웃과 왕래는 없었습니다.
[이웃 주민]
"할머니가 하반신을 아예 못 쓴다더구먼. 10년이 넘게 아들이 간호했다고 하더라고."
경찰은 모자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채널A 서주희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 장명석
영상편집 : 장세례
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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