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좀더 자세한 이야기, 하태원 국제부장과 분석해 봅니다. 분석 키워드 소개해 주시죠?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운전대 쟁탈전>이 치열해 졌습니다. 남북과 북미가 먼저 움직이자 시진핑이 급하게 운전석에 다가서는 모양새입니다. 비핵화 해법은 더 복잡해 졌습니다.
[질문1] 냉랭했던 시진핑과 김정은이 단 한번의 만남으로 끈끈한 우정을 나눈 것 같은 분위기네요? 시주석은 마오쩌뚱 덩샤오핑 등 혁명1세대 시절의 우정을 들먹거릴 정도로 동맹복원에 공을 들였습니다.
김정은을 위원장 동지라는 극존칭으로 불렀고, 김정은 역시 중국을 찾은 것은 마땅하고도 숭고한 의무라고 화답했습니다. 18일 시진핑이 국가주석에 재선출됐을 때 달랑 세줄짜리 축전을 보냈던 때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혈맹복원을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들으라는 소리였습니다.
[질문2] 그동안 비핵화 제재에 동참하면서 찾아온 북한 특사에도 아주 싸늘한 반응 보였던 시진핑 주석이 갑작스럽게 이렇게 마음을 돌린 진짜 이유, 뭡니까?
구한말에도 그랬지만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잃을 것 같은 위기의식이라고 봅니다. 운전대를 잡을수만 있다면 김정은 부부에게 두끼 밥먹이고 영빈관 내주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판단한 듯 합니다.
[질문2-1]실제로 의전도 엄청나게 화려했죠?
한미디로 트럼프 급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는 국빈방문이었고, 이번 김정은은 비공식 방문이었지만 예우는 파격적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중 당시 시주석은 자금성을 걸어 잠그고 트럼프 내외가 황제의 길을 밟도록 허락했습니다. 김정은 부부에게는 조어대 안에 있는 양원재를 열어줬습니다. 저 유명한 청나라 건륭제가 황제의 정원으로 부르며 나들이 했던 곳입니다.
[질문3] 시진핑이야 그렇다 치고, 반대로 김정은의 생각은 뭡니까?
사실 가장 궁금한게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진짜 속내였을텐데 이제 명확해 진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맨입으로 비핵화 못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방북후 우리 특사단이 전한 김정은의 생각은 군사적 위협 해소되고 체제안전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었죠.
하지만 중국이 밝힌 김정은의 육성은 "한미가 평화실현을 위한 단계적 조치를 취한다면 비핵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과거 북한이 주장하던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건부 비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천명한 원칙이기도 합니다.
[질문4] 당장 내일부터 고위급 회담인데 북한이 그렇게 중국을 끌어들이면서 당초의 우리 계획과는 좀 틀어진 것 아닙니까.
중국변수 등장으로 궤도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문 대통령 구상은 4월 남북, 5월 북-미, 이후 남북미 3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평화선언을 하겠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문제에서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풀어서 말하자면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것이죠. 결국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원한다는 뜻입니다.
[질문5] 통일부가 북중관계의 발전은 비핵화에 도움이 된다고 오늘 한 번 더 언급하긴 했습니다만 하태원 부장 보기엔 어떻습니까. 이렇게 사공이 많아졌지만, 비핵화로 가는 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말에 동의하십니까?
6자 회담이 실패한 건 관련국이 너무 많았던 탓도 있습니다. 일단 일본과 러시아가 빠지는 것인데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결국 김정은의 의도는 남북관계 복원을 통한 경제협력, 북-미대화를 통한 제재완화를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전통의 혈맹을 강조하면서 2인 3각으로 나올 경우 우리가 택할 길은 무엇일까요?
미국과 중국 사이 어딘가에서 어정쩡하게 균형자 하겠다고 하다가 실패했던 경험을 되풀이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하태원 국제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