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6.13 지방선거 예비후보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 외벽을 거의 덮다시피 하다보니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루 종일 햇빛이 안 들어오고 환기도 못합니다.

그러나 단속할 규정이 없습니다.

공국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거 사무실 위층에 있는 이 병실은 한낮에도 전등을 켜야합니다.

예부후보 현수막이 창문을 막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입원 환자] 
"바람도 안 들어오고, 밖에도 못 보고 우리가 꼭 징역 사는 것 같아요. 냄새도 나지요. 바람이 안 통하니까."

의료진들은 환자들의 건강이 걱정입니다.

[간호사] 
"노인 병동에는 햇빛이 안 들어오면 피부병이 생깁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환기 안 되고 햇빛 안 들어오니까 생기죠."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선거사무소는 부랴부랴 현수막를 철거했습니다.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던 이 빌딩 세입자들도 괴롭기는 마찬가지.

빌딩 창문을 뒤덮은 선거 현수막에 탁탁 숨이 막힙니다.

[건물 세입자] 
"여기하고 이쪽 전부 막혀 있죠. 답답하죠. 보이는데 안 보이니까."

전국 곳곳에선 지방선거 현수막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단속할 근거가 없다고 말합니다.

[○○구청 관계자] 
"(선거) 홍보물을 제거를 못 해요. 광고물 관리법 적용대상이 아닙니다."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사무실이 없는 건물에 후보 현수막을 걸면 불법이지만 선거사무소가 있는 건물에는 크기와 상관없이 설치할 수 있습니다.

선관위도 규정 탓만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법에 (크기)제한이 없기 때문에 선거법에 그걸 가지고 저희가 하라 마라 얘기할 수는 없어요."

국민을 위한 일꾼을 뽑겠다는 선거지만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는 실종됐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김건영 김덕룡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