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북미회담은 불과 45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속전속결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화통한 트럼프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 건데 특사단이 머문 백악관 뒷이야기를 정치부 유승진 기자와 나눠 보겠습니다.
[질문1] 오늘 귀국한 우리 특사단, 백악관에서는 얼마나 머물렀던 건가요?
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이 두 사람이 백악관에 도착한 건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2시 30분쯤입니다.
먼저 두 사람은 안보와 정보를 담당하는 만큼,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해스펠 CIA 부국장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어 1시간 뒤 매티스 국방 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과 확대 회의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 회의를 하는 도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특사단을 부른 겁니다.
[질문2] 원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날 만날 계획이 아니었다고요?
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트럼프와의 면담은 다음날 오전 무렵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빨리 만나자"며 곧바로 자신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로 초청한 겁니다.
이 자리에서 정의용 실장이 북미회담 제안을 설명하자 트럼프가 말을 끊더니 "알겠다"며 곧바로 승낙한 겁니다.
[질문3] 곧바로 부르고, 또 서둘러 결정한 게 매우 이례적 이라고 보이는데 당시 백악관 상황은 어땠습니까?
미국 현지 언론들이 전하는 당시 분위기를 보면 배석했던 관계자들도 당황한 분위기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의 빠른 결정에 "특사단도 못 믿겠다는 듯 놀라서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뉴욕 타임즈도 "특사단 뿐만 아니라 집무실에 함께 있던 미국 관계자들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이 자리엔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맥매스터 보좌관도 함께했는데요. 이들이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는데도, 트럼프는 개의치 않고 수락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질문4] 미국 당국자들도 당황했단 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 행동'이 또 하나가 있다면서요?
네,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을 백악관 지도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트럼프는 집무실인 이곳 오벌 오피스에서 특사단과 45분 간 만났습니다.
이후 특사단이 맥매스터 보좌관과 발표문을 다듬고 있을 무렵, 트럼프는 기자들이 모인 이곳 브리핑 룸에 깜짝 등장합니다.
문을 열고 얼굴만 살짝 들이민 채 "대단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깜짝 예고로 분위기를 띄운 겁니다.
당시 상황 한번 들어보시죠
[CNN 보도(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브리핑 룸에 나타났습니다. 저렇게 문을 열고요. 이번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 백악관 기자실을 처음 방문한 겁니다."
이후 미국 ABC 방송국 한 기자와 브리핑 룸 위층 복도에서 마주치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기자가 발표 내용이 북한과의 대화에 관한 얘기냐고 묻자, "그 이상이다, 내 말을 믿어보라"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런 트럼프의 화통한 성격 탓에 특사단은 백악관에서 예측불가능한 5시간을 보냈고, 결과적으론 역사적인 북미회담 결정을 단숨에 이끌어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유승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