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일제 강점기, 조선인 위안부 관련 자료들이 새로 공개됐습니다.
남태평양 '트럭섬'에 위안부가 끌려갔던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고,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도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묻힐 뻔한 한 피해자의 가슴 아픈 사연도 알려졌습니다.
유투권 기자입니다.
[기자]
76살 하복향 할머니가 평생 숨겨왔던 아픈 과거를 털어놓은 건 지난 2001년.
하지만 첫 증언은 생애 마지막 증언이 됐습니다.
하 할머니는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났고, 이 때문의 정부의 공식 피해자로 등록도 되지 못했습니다.
[고혜정 / 당시 한국정신대연구소장 : 일본이 필리핀을 점령하면서 전쟁하는 그 와중에 들어가신 거예요?]
[故 하복향 / 위안부 피해자 : 그렇지, 들어가서 그 일본군 군인들을 상대했지.]
그리고 16년이 지나서 하 할머니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사료가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미국 문서기록관리청에서 발굴한, 1945년 미군이 작성한 포로 심문카드엔 10대, 그 시절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생일과 주소는 물론 열 손가락의 지문도 일치했습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해군의 전진기지였던 남태평양 '트럭섬'에 조선인 위안부 26명이 끌려갔던 사실도 공식적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럭섬' 선착장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앳된 얼굴의 조선 여성들, 이 가운데에는 故 이복순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이 할머니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 25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엄규숙 /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9분밖에 안 되지만, 실제로 수십만 명이 동원됐다고 다 알고 있죠. 앞으로도 사료를 발굴하면서 피해의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낼 수 있고….]
얼마 전, 일본 정부의 집요한 방해로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무산됐습니다.
그렇지만 끔찍했던 역사를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남기기 위한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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