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도 강릉지역 개인택시들이 카드결제가 가능한 신형 장비로 미터기를 바꿨습니다.
미터기를 바꿀 때는 반드시 주행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자격을 갖춘 검정 요원 없이 일반인이 주행검사를 한 것으로 YTN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개인택시가 도착하자 한 남성이 미터기를 확인한 뒤 철사를 연결하고 이어 다른 남성은 봉인합니다.
기본요금 거리인 2km를 지난 뒤 요금이 정상적으로 오르는지 등을 판정하는 주행검사입니다.
주행검사에는 계량기사나 자동차정비기사 등의 자격을 갖춘 검정 요원이 한 명 이상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검정 요원은 보이지 않고 보조원들만 있을 뿐입니다.
택시기사 등 자격이 없는 보조원들이 검정 요원 없이 주행검사를 하는 겁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자격증 없으시잖아요?) 우리는 택시 자격증. (이건 택시 자격증과 관계없잖아요?) 일반인이 해도 무난하죠.]
검정 요원 없이 주행검사를 할 경우 미터기 조작 행위나 판정 오류 등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17일부터 나흘 동안 이런 식으로 주행검사를 받은 강릉지역 개인택시는 무려 600대가 넘습니다.
지금도 별다른 조치 없이 버젓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미터기 교체 과정을 감독해야 하는 강릉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강릉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가서 일일이 단속하거나 그럴 수는 없으니까요. 24시간 CCTV 설치해 감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에 대해 미터기 검정을 맡은 업체 대표는 검정 요원인 자신이 수시로 현장을 오갔으며 부정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지난 8월 충남 천안에서는 주행검사를 하지도 않고 천 대가 넘는 개인택시의 미터기를 교체해준 업체가 적발돼 영업정지 30일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민간업체를 전문검정기관으로 지정해 택시미터기를 검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의 부실한 감독 속에 주먹구구식 택시미터기 검정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검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송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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