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순실 씨에겐 '뇌물'이 아닌,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현재 수사 단계에선, 뇌물죄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게 검찰의 설명이었는데요, 하지만 앞으로 수사 방향은 크게 달라질 거란 분석입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청와대 '왕수석'으로 군림하던 안종범 전 수석을 내세워, 기업들로부터 재단 기금 774억 원을 뜯어냈다는 게 최순실 씨의 주된 혐의입니다.
원칙적으로 직권남용죄는 공무원 신분이어야 적용 가능해, 안 전 수석은 주범, 최 씨는 공범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이 돈이 결국 최 씨 주머니로 흘러들어 갔을 개연성이 수사에서 드러났지만, 검찰은 '뇌물'로 보지 않았습니다.
뇌물죄의 주된 구성 요건인 '대가성' 입증이 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입니다.
그러나 '부영 그룹 회의록'이 폭로되면서, 검찰이 본격적인 대가성 규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중근 부영 회장이 K스포츠재단의 거액 지원 요청을 받자, 안 전 수석 측에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이미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50여 개 기업에 대해 전수조사에 들어간 데 이어, 수십억 원을 별도로 지원한 삼성그룹에 대해서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기업들이 건넨 '돈의 대가성'이 드러날 경우, 최 씨와 안 전 수석에게 '제3자 뇌물죄'가 추가로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입니다.
[최진녕 / 변호사 : 정경유착이 있지 않았냐는 국민적 의혹 해소 차원에서라도 기업의 재단 출연금과 관련해서 대가성 여부에 대해서 신속히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권남용죄는 최대 형량이 징역 5년이지만 뇌물죄는 액수에 따라 무기징역도 가능한 중범죄입니다.
직권남용 선에서 혐의를 정리한 것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검찰로서도 더는 수사를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YTN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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