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이 박영수 특검팀에 넘긴 정호성 전 비서관의 녹취록에는 최순실 씨가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지시하고 공식 일정까지 깊숙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포함돼 있습니다.
최 씨는 또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대응 방법을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최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순실 씨는 외국에 나가서도 정호성 전 비서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국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 대통령을 자꾸 공격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에둘러서 이제 공직 기강을 잡아야 할 것 같다는 문구를 넣어 연설문을 수정하라고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한 겁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습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2013년 10월 28일 오전 10시 당시 정홍원 국무총리는 경제현안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정홍원 / 前 국무총리 : 정부는 국정원 댓글을 포함한 일련의 의혹에 대해 실체와 원인을 정확히 밝힐 것입니다.]
정홍원 당시 총리의 담화가 있기 하루 전 최순실 씨는 정호성 전 비서관과 담화시간을 놓고 통화합니다.
최순실 씨에게 박 대통령과 상의해 대국민담화 시간을 정해 달하는 내용인데 실제로 정홍원 당시 총리는 다음 날 오전 10시에 취임 후 첫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11월 2일 6박 8일의 일정으로 서유럽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순방길에 오르기 이틀 전인 10월 31일 4주 만에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 현재 재판과 수사 중인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확실히 밝혀 나갈 것입니다.]
최 씨는 이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리기 전에도 회의에서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언급할지를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합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참모들의 보고를 직접 받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대통령의 발언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겁니다.
28분 반 분량 12건에 달하는 정호성 전 비서관의 녹취 파일에는 최순실 씨가 사실상 국정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낱낱이 들어 있습니다.
YTN 최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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