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 유학 간 중학생이 기숙사 선배들에게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맞았다는 소식, 지난주 YTN이 단독 보도했는데요.
피해 학생처럼 많은 한국 학생들이 국내 유학원을 통해 중국 유학길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이들 유학원을 관리·감독할 주체가 전혀 없다 보니 '예고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건 추적 후, 변영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황 모 씨는 지난 2010년 이제 막 초등학교 3학년이던 아들을 중국으로 유학 보냈습니다.
한 해 체재비가 우리 돈 2천만 원에 달하지만, 학교생활까지 책임지고 관리해주겠다는 유학원의 말을 믿고 흔쾌히 허리띠를 졸랐습니다.
하지만 타지생활 6년째였던 아들은 학교 측의 무관심 속에 지옥 같은 나날을 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황 모 씨 / 학부모 :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형들한테 맞았다는 얘기는…. 왜 아빠한테 얘기 안 했느냐고 하니 아빠 걱정할까 봐 라고….]
다른 유학생들의 경험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걱정 말라는 유학원들의 큰소리와 달리 막상 현지에 도착하면 사정은 딴판이었다고 증언합니다.
[임 모 씨 / 중국 유학 경험자 : 공부는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주위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학생들은 대부분 중국 현지 학교와 계약을 맺은 국내 유학원을 통해 유학길에 나섭니다.
현지 정보에 어둡다 보니 학교 등록은 물론 학교생활까지 유학원에 사실상 모든 걸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 모 씨 / 중국 유학 경험자 : (한국 학생을) 전담하는 선생님이 따로 계셨어요. 기숙사나 이런 관리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유학원 수는 업계 추산 5백 곳이 넘습니다.
하지만 관리 감독 주체는 없습니다.
별도의 허가 없이 사업자 등록만 하면 누구나 유학원을 열 수 있는 데다, 문제가 생겨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마저 없습니다.
유학원의 교육부 등록을 의무화하는 관련 법이 지난 2013년 발의됐지만 4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정아 / 유학원장 : 책임지지 못할 일을 했을 때 유학원 전체 이미지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면 부모님들이나 고객들이 유학원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게 되고….]
올해 기준으로 유학원을 통해 중국에 유학하고 있는 10대 한국 학생은 대략 3,500명.
지금처럼 유학원이 사각지대에 있다면, 유학생들의 피해는 언제든 되풀...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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