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정치권에도 혼란이 불가피한데요,
정세균 국회의장이 잠시 뒤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극심한 국론 분열 양상이 드러난 데다 조기 대선까지 치러지면서 정치권의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입법부 수장으로서 통합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정세균 / 국회의장]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 서있습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부터 헌법재판소 선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합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판결로 대통령 파면이 확정되었습니다. 이 엄중한 결과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탄핵은 국민의 요구로 시작되어 국민의 의지로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어떤 권력이나 집단도 주권재민의 헌법정신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재확인하고, 우리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위기와 혼란의 순간에도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보여주신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주장과 요구를 존중하는데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피땀으로 지켜온 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 것은 결과에 대한 수용과 상대에 대한 포용입니다. 그동안 헌재 결정을 앞두고 크고 작은 갈등과 마찰이 있었지만, 이제는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미래를 준비할 때입니다.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통령 탄핵은 부끄러운 과거와의 결별입니다. 권위주의, 정경유착, 부정부패 등 적폐 청산은 시대적 요구입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구상과 설계를 위한 소중한 교훈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변화의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선 정치권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번 탄핵 사태는 대통령 개인과 측근의 문제를 넘어 한국정치가 안고 있는 여러 복합적인 문제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체제 문제, 허약한 정당정치, 당리당략을 앞세운 비타협주의와 승자독식 등 정치권이 묵인해 온 제도와 관습이 적폐를 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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