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과 유일한 비교 대상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입니다.
2004년과 지금의 탄핵 상황을 보면 공격과 수비수가 뒤바뀌며 엇갈린 운명을 맞고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특히나 눈에 띕니다.
황혜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기각됐을 때,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제1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대표였습니다.
[박근혜 / 당시 한나라당 대표 (2004년 5월) : 그동안 대통령 탄핵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불안을 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13년 뒤, 박 대통령은 이제 탄핵심판 대상으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습니다.
박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경우에도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김 전 실장은 2004년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노 전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김기춘 /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지난 2004년) : 불만이 있더라도 승복하고 존중하는 것이 헌법을 수호하는 태도이고 그것이 민주 국민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출석을 거부한 블랙리스트 사건의 피고인 신분입니다.
맞은편에 섰던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정반대의 상황에 서 있습니다.
2004년에는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방어했던 대표 수비수였지만, 지금은 야당의 대권후보로 박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 당시 대통령 대리인단 변호사 (지난 2004년) : 각하든 기각이든 몇 대 몇이든, 다만 저희가 승소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문재인 / 前 더불어민주당 대표 :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거부한 데 이어서 특검 수사까지 이렇게 거부하고 나선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04년 노무현 탄핵의 시발점이 됐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재는 제1야당의 수장으로서 똑같이 현직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통령 탄핵심판이란 점은 같지만, 엇갈린 운명에 선 정치인들은 이제 2번째 탄핵심판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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