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도 일 나갔던 형제...열악한 환경 속 '비극' / YTN

YTN news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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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중공업 크레인 붕괴 사고로 막내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휴식 시간은 오전과 오후 각 10분에 불과했는데, 화장실을 다녀오기조차 쉽지 않은 현실에서 벌어진 사고였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연휴로 공항과 유원지에 인파가 북적였던 지난 1일.

박 씨 형제는 이날도 어김없이 조선소에 출근했습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크레인 붕괴 사고로 두 사람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고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황급히 찾아 왔지만, 막내아들은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다가올 아내의 생일에는 모처럼 휴가를 가기로 약속했지만, 이제 그 약속도 지킬 수 없게 됐습니다.

[크레인 사고로 숨진 근로자 어머니 : 형제 사이가 좋았어요. 크면서 싸우지도 않았어요. 무슨 일이면 둘이 항상 얘기하고, 조카들에게도 다 잘했어요.]

사고를 당한 형제는 조선소로부터 일감을 받아 현장에 투입되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입니다.

이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도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근로자 : 근무 환경이 여태까지 일한 조선소 현장 중에서 가장 최악이었어요. 일주일도 못 버티고 나가는 사람도 많았거든요.]

근로자들에게 주어지는 휴식 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한 차례씩, 단 10분이 전부입니다.

웬만한 건물 크기의 작업 현장에 많게는 천명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줄이 길게 늘어서면 쉬는 시간 안에 용변을 보기조차 힘듭니다.

[조선업계 협력업체 근로자 :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는 것만 해도 솔직히 10분이 넘게 걸리거든요. 배 위에 올라가 보면 알겠지만, 배가 엄청나게 크거든요. 쉬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도 지키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대형 조선소에서 사망사고로 숨진 근로자 대부분이 협력업체 소속이라는 점은 외부 인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조선 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YTN 차상은[[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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