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충북 청주의 스쿨존에서 11살 초등학생이 시내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버스기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진실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습니다.
이 사건의 퍼즐, 하나씩 맞춰보겠습니다.
첫 번째 미스터리입니다.
학생은 버스 우측 앞면에 부딪힌 뒤, 오른쪽 앞바퀴에 치였습니다.
운전석과 가깝다는 얘기지요.
그런데 기사는 노선에 따라 정상운행을 했습니다.
1시간 뒤에야 붙잡혔는데, 사고가 난 줄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더 의문스러운 점은 사건의 진실을 알려줄 블랙박스에 영상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겁니다.
무슨 이유에서 지워졌을까.
버스 기사는 기기 오류를 주장했지만, 경찰은 국과수에 데이터 복원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이상한 정황이 하나 더 포착됐습니다.
바로 디지털 운행기록 장치인데요.
사고가 난 시각, 지난 15일 오후 3시 25분 36초부터 38초까지 3초 동안 브레이크가 작동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과속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사고 당시 운행 속도는 시속 18km로, 어린이 보호구역 제한속도인 30km보다 느렸고,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는 시속 14km로 줄었습니다.
물론 이 기록만으로 기사가 사고를 인지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목격자들은 큰 소리가 나 사고를 직감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폐쇄회로 화면에는 버스가 아이를 치고 지나간 직후, 주민 여러 명이 몰려드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목격자들은 사고를 즉시 인지했다는 뜻이겠죠.
그런데도 버스기사는 '펑'하고 사고를 알리는 큰 소리, 덜컹거림조차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경찰 조사 결과, 버스 기사는 음주 상태도 아니었고요. 과속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기사는 당시 승객 예닐곱 명이 타고 있었지만, 아무도 이상한 점을 알려주지 않았다, 사고를 정말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사고 장소에는 꽃과 함께 아이가 좋아했던 과자와 음료수가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안아주고 토닥이는 것을 좋아했던 막둥이의 황망한 죽음을, 부모는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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