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학부모가 자식을 위한다며 벌인 잇단 협박과 괴롭힘 때문에 존경받던 초등학교 교사가 큰 상처를 받고 교단을 떠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는데요
교권 침해 사례는 매해 수천 건씩 발생하지만 이처럼 정작 교사를 보호해야 하는 학교나 관련 법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혜민(가명)씨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존경받는 초등학교 교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평생 헌신했던 교단을 떠나 몸과 마음의 상처를 씻어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이소연(가명) · 김혜민(가명) / 교사 지인, 초등학교 교사 : 나이가 있었지만 아이들에게 늘 초심, 첫 부임의 선생님처럼 정성을 다했어요. 그리고 되게 노련하셨고.]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일은 반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됐습니다.
아이들의 다툼은 학부모 사이의 감정싸움으로 번졌고, 한 학부모의 요청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까지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상대방 학부모가 교사의 책임이라며 공격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소연(가명) · 김혜민(가명) / 교사 지인, 초등학교 교사 : 교육청에 민원 넣겠다, 끝까지 가겠다, 언론사에 알리겠다고 그러면 그거 자체가 너무나 큰 공포에요. 교사한테. 교장실에 찾아가겠다, 이것도 무서운 일이거든요. 내가 문제 교사가 되니까.]
학부모는 밤낮없이 협박 문자를 보냈고, 집까지 찾아와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교사는 병원 신세까지 져야 했습니다.
견디다 못한 교사는 학교 측에 교원지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이소연(가명) · 김혜민(가명) / 교사 지인, 초등학교 교사 : 공모교장으로 나가야 한다든가, 특히 교육청에 장학관이나 뭐가 또 되어야겠다는 무언가가 있으면 교사에게 '선생님이 비세요. 선생님이 어떻게 되도록 사건을 최소화합시다.'(라고 하는 것이죠.)]
계속된 요청에 위원회가 열리기는 했지만 이미 교사는 지칠 대로 지쳐버렸고, 교단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처럼 교권침해 사건은 해마다 수천 건에 달할 정도로 끊임없이 벌어지지만 교원지위법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장이 교권 침해 사실을 알았을 때 치유와 교권 회복을 위한 조치를 해야...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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