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와 함께 정을 나누는 추석 명절이지만, 늘 쓰린 마음을 달래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북쪽에 고향을 둔 실향민, 또 고향에 갈 형편이 안 되는 분들인데요.
추석을 맞아 각자의 고향을 향해 숙연한 합동 차례를 열었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앵커]
개성이 고향인 박시민 할아버지는 명절이 되면 임진각에 오릅니다.
전쟁을 피해 배를 탔던 임진강 옛 나루터 자리를 바라봅니다.
고향은 저 멀리 어디쯤일런가 가늠해보지만, 철책과 산등성이가 완강하게 시선을 막아섭니다.
[박시민 / 경기 용인시 풍덕천동(개성 출신) : 눈물만 나죠. 이 오랜 세월을 못 가보고 있으니. 형제들, 부모님도 다…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박 할아버지 같은 실향민들이 추석을 맞아 다시 임진각에 모였습니다.
생사도 모르는 부모를 위패에 모신 뒤 향을 사르는 것.
몇 잔 술을 올린 뒤 북쪽을 향해 절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모득춘 / 경기 동두천시 생연동(황해도 신천 출신) : 형제가 다 북에 있단 말이죠. 나만 나오고…. 어떻게 잘 지내요, 마음이 아프지. 매년 추석이 되면 가지 못하고 여기서 성묘를 지내니 마음이 아프죠.]
귀성 인파가 빠져나가 텅 빈 서울 도심에서는 쪽방촌 주민들이 모여 합동으로 차례를 지냈습니다.
어려운 생활 형편에 명절마다 고향에 가기란 언감생심입니다.
[김순일 / 서울 동자동 : 위안이 많이 됩니다. 여기 와서 차례라도 지내니까 마음이 가볍고 좋습니다.]
우리는 왜 고향에 가지 못 하나.
타향에 주저앉은 사람들이 멀리 고향을 향해 올리는 차례가 우리 사회에 숙연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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