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폰서와 사건 청탁 의혹'에 휩싸인 김형준 부장검사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인연에서 시작됩니다.
30년 지기 친구로 시작해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배신을 거듭한 이들의 어긋난 우정이 법조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 간의 과정을 김승환 기자가 정리해 드립니다.
[기자]
김형준 부장검사와 게임개발 업체 J 사 대표로 이미 구속된 김 모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으로 김 부장검사는 전교 회장을, 김 씨는 반장을 맡았습니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던 김 부장검사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가 됐고, 반대로 법학을 전공했던 김 씨는 사법고시에 실패하고 사업가가 됩니다.
각각 검사와 사업가의 길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이들은 고급 유흥업소에 함께 다니며 급속도로 가까워집니다.
이미 공개된 SNS 대화에는 김 부장검사가 유흥업소에서 내연녀까지 만나고, 김 부장검사는 내연녀에게 오피스텔을 선물해주기 위해 김 씨에게 돈을 부담해달라고 했던 요구까지 드러납니다.
돈과 술 그리고 여자까지 끼어들었던 이들의 우정에 금이 간 것은 지난 4월부터.
김 씨가 회사 대표인 또 다른 고교 동창 한 모 씨를 고소하자 한 씨는 김 씨가 자신에게 수십억 원대 횡령과 사기 혐의를 떠넘긴다며 맞고소 사태로 번진 겁니다.
앞서 김 씨는 한 씨에게 김 부장검사를 소개해줬고, 고교 동창 세 사람은 술을 마시며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부장검사도 김 씨의 사건을 잘 해결해주겠다고 의정부지검에 이른바 '셀프 고소장'을 내도록 유도했지만 정작 검찰에는 김 씨가 자신을 팔고 다니니 철저한 수사를 부탁한다며 역공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결국 서울서부지검으로 넘어갔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도주했던 김 씨는 긴급체포됐습니다.
김 부장검사에 대한 배신감에 김 씨는 그간 주고받은 메시지와 녹취를 언론에 공개하며 30년 잘못된 우정의 종지부를 찍게 됐습니다.
YTN 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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