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섬으로 끌려가 몇 년 동안 노동을 착취당한 '염전노예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법원은 이 사건에 국가도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간절한 목소리를 현지 경찰이 외면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김유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자리가 있다"는 꼬임에 빠져 전남 목포시로 내려간 시각장애인 김모 씨. 신안군의 외딴 섬에 들어간 김 씨는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하루 14시간이 넘는 중노동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김모 씨 / 염전노예 피해자(지난 2014년)]
"때릴 때는 뭐 주먹이나 발로 치는 건 고사하고 나무 각목이나 쇠파이프로 칠 때도 많았습니다."
김 씨가 어머니에게 부친 편지 한 통으로 세상에 알려진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입니다.
경찰 수사결과 염전에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하는 근로자는 20명에 달했습니다. 이후 피해자 8명은 국가와 신안군, 완도군을 상대로 2억 4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경찰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한 박모 씨에게 국가가 37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경찰이 박 씨를 보호하기는 커녕 도리어 염전 주인을 불러 둘만 있도록 방치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와 지자체가 직업소개소와 선착장의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한 나머지 피해자들의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결국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외면받은 피해자에 대해서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겁니다.
[서창호 / 염전노예 사건 대리인]
"판결문을 발급받은 다음에 구체적으로 검토를 해서… 항소 여부에 대해 결정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
김유빈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 강 민
그래픽 : 김승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