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경기도 안산은 다시 슬픔에 잠겼습니다.
텅 빈 교실은 여전히 3년 전 그날로 시계가 멈춰져 있습니다.
아물지 않고 있는 안산의 아픔과 상처를 김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그날 이후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라진 교정.
봄이 또 찾아왔지만 적막감만 흐릅니다.
교장실 한쪽에 덩그러니 남아 있는 책걸상.
돌아오지 못한 학생 4명과 교사 2명의 손때가 묻어 있습니다.
가득 놓인 꽃다발과 메모지에는 그리움이 가득합니다.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교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기억교실'.
3년 전 그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의자 주인은 되돌아 올 수 없게 됐습니다.
[문연옥 / 故 이태민 군 어머니]
"꿈에서 그 얘기를 하더라고 엄마 미안하다고… 엄마 혼자 있으면 안되는데 먼저 가서 미안해… "
학교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추모공원.
[김지환 기자]
"단원고 학생 100명이 잠들어 있는 하늘공원입니다. 학생들을 기리는 꽃과 함께 평소 학생들이 좋아했던 과자도 이렇게 붙어있는데요. 한쪽에는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수첩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수진이, 소중한 내딸 지아, 우리 아들 동혁이...
이름을 부르면 예, 하고 달려올 것같은 아이들.
미소가 예뻤던 다혜는 3년 전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누구 보다 딸을 아꼈던 아빠도 다혜 곁으로 왔습니다.
대장암 투병 중이던 아빠는 참사 18일 만에 딸의 시신을 찾았지만 1년 뒤 치료시기를 놓쳐 눈을 감았습니다.
[자원봉사자]
"지금도 췌장암 걸려서 돌아가실 것같은 어머니도 계시고 위암 걸리신 분도 계시고… "
등하교 때마다 아이들이 떠들며 지나갔을 골목길.
허름한 건물 3층에는 아이들의 기억이 가득합니다.
사진과 정든 소지품들은 왜 세월호가 침몰해야 했는지 소리없이 묻고 있습니다.
일반인 희생자 가운데 40여 명의 넋을 기리는 곳은 지난해 4월에야 마련됐습니다.
[김지환 기자]
"인천가족공원에는 이렇게 일반인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관이 있지만 찾아오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입구에 딱 하나 있는 간판을 찾아낸 뒤에도 15분 정도를 걸어야 추모관이 나옵니다."
추모관 안에는 너무나 평온했던 세월호 내부와 탑승객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꾸며져 있습니다.
그리고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실종된 권혁규 군.
아빠와 함께 미수습 상태인 혁규 군은 봉안함 없이 사진만 놓여있습니다.
[권오복 / 권혁규 군 큰아버지]
"(세월호를) 48m 깊이의 물속에 있다 올렸으니까 얼른 찾아서 장례를 치러줘야죠."
창백할 정도로 구름 한점 없이 파란 하늘.
분향소를 둘러싼 슬픔과 절망은 지금도 2014년 4월 16일 그날 그대롭니다.
[장은영 / 경기 오산시]
"살아계셨으면 벚꽃도 많이 보고 사진도 찍고 하셨을 텐데 못 즐기신 게 마음이 안쓰럽고… "
[편지영 / 경기 안산시]
"(가족들) 울지 마세요. 언니, 오빠들이 슬퍼할 것 같으니까… "
[문연옥 / 故 이태민 군 어머니]
"그 세상에서 아프지 말고 잘 있고 나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엄마를… "
[세월호 희생자 추모시 中]
"사랑하는 내 아들, 딸 편안히 잠드소서. 그대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영원히 그 날을 기억하겠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환입니다.
김지환 기자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박재덕 김용균
영상편집: 이희정
그래픽: 양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