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업가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은 물론 명품 가방까지 받았다는 논란으로 당 대표에서 물러난 바른 정당 이혜훈 의원이 이번에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를 통해 정치자금을 우회로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 의원 측은 정상적인 직원 급여라고 반박했지만, 잘 봐달라는 취지로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만간 이 의원을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권남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바른 정당 이혜훈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비영리법인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입니다.
지난해 4월, 20대 총선을 코앞에 두고 사업회는 한 상가 법인으로부터 5천만 원을 기부받았습니다.
지난해 사업회가 받은 전체 후원금이 2억 원 수준인 걸 고려하면, 한 해 후원금의 4분의 1이 넘는 규모입니다.
[A 상가 관계자 : 우리 상인들의 입장에 서서 조금이라도 말 한마디라도 거들어줄 수 있는, 인지상정으로 봤을 때. 그런 기대가 있었던 것도 있죠.]
그런데 총선이 끝난 뒤 이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 모 씨가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부금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김 씨의 급여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한 달 3백만 원씩 대략 1,600만 원을 받았는데, 기념사업회 직원들은 김 씨가 거의 출근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관계자 : 사무실은 자주 안 나오세요. 내부 행사 때만 움직이세요. 행사 있다고 하면 거기 참석하시고. 회장님(이혜훈 의원) 대행으로….]
이에 대해 기념사업회 측은 법적인 절차를 거쳐 김 씨에게 정당하게 지급한 급여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경찰은 이 돈이 사실상 이혜훈 의원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치자금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기념사업회와 돈을 건넨 상가를 압수 수색 하고, 김 씨를 포함해 관련자들도 불러 조사를 벌였습니다.
[김 모 씨 /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사무총장 : 수사를 왜 저한테 물어봅니까. 조사받을 때 이야기 다 했어요.]
이와 관련해 이철성 경찰청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혜훈 의원이 우회적으로 기부받은 금액 일부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필요한 경우 이 의원 소환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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