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과 인천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의 아픔을 기리기 위한 노동자상이 세워졌습니다.
동상에는 가슴 아픈 민족의 비극을 기억하고, 동시에 치유와 평화로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김선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깡마른 모습의 노동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조금 전까지 고된 노동에 시달리다 막 숨을 돌린 듯, 한 손에는 곡괭이가 들려 있습니다.
한쪽 어깨에는 처참한 현실 너머 자유를 상징하는 새 한 마리가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강제 징집한 조선인들을 집결시켰던 용산역.
눈물과 통곡 속에 용산역을 출발한 조선인들이 일본 군함도와 나가사키, 사할린 등으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던 이곳에 광복 72년 만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세워졌습니다.
제막식에는 정치인들은 물론, 강제징용됐던 피해자 김한수 할아버지도 참석했습니다.
일본에 끌려갔던 26살 청년은 내년이면 100세가 됩니다.
[김한수 / 강제징용 피해자 : 깊이 생각하면 껴안고 울고 싶고, 똑같은 거니까. 나도 저 (노동자 상에 있는) 사람과 같이 고생했으니까….]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이 있던 인천 부평공원에도 '평화의 소녀상' 옆에 노동자 상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용산역 광장의 경우, 박근혜 정부의 반대로 지난 3월 동상 설치가 무산된 데 이어 진통 끝에 제막식이 열리긴 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
주최 측은 동상 설치를 계기로 정부가 식민지 역사를 기억하는 움직임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최종진 /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작은 실천에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장소도, 동상의 모습도 달랐지만, 가슴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물론 화해와 치유의 계기가 되길 바랐습니다.
YTN 김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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