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세안 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과 조우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한미일 3국은 마닐라 현지에서 3국 외교 장관 회담을 열고 대북 제재를 통해 비핵화 대화의 단초를 마련하자는 구상에도 공감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왕선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강경화 장관은 아세안 장관 회의 환영 행사장 대기실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자연스럽게 만났습니다.

강 장관은 약 3분 동안 이어진 대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강경화 / 외교부 장관 : 두 가지 제의는 시급한 것이고, 다른 정치적인 사안을 다 제쳐놓고 당장 시행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적극 고려해서 호응해 주기를 바란다고, 다시 강조를 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은 남측이 대북압박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대북 제안에는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면서 비판적 입장을 보여서 양측 대화가 성사되는데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한편 한국과 미국, 일본은 아세안 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3국 외교 장관 회담을 열고 유엔 안보리 결의가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 아래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을 평가했습니다.

[강경화 / 외교부 장관 :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해 누구를 더 압박하고, 그럴 것이 아니고 회원국 모두 스스로 이행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3국 장관들은 특히 대북 제재 강화를 통해 진지한 비핵화 대화의 단초를 마련하는 것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에도 공감했습니다.

이에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미사일 시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단언하면서도 조건이 맞으면 북한과 앉아서 미래에 관해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아세안 장관 회의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는 추세는 다시 한 번 확인됐습니다.

이와 더불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 특히 제재 강화를 통해 대화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구상이 제기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으로 평가됩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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