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을 맞았습니다.
연말을 앞둔 공연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선물 상한액에 맞춘 이른바 '김영란 티켓'이 등장하는 등 자구책을 찾는 노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후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내년이 더 큰 문제인데, 대안은 없는지 박신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2월 내한하는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공연의 관람권은 2∼3층 좌석이 모두 2만5천 원입니다.
2층에서 가장 좋은 자리 R석의 경우 최대 30만 원까지 나갔는데 1/12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기획사가 엄청난 매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른바 '김영란 티켓'을 내놓은 겁니다.
비슷한 현상들이 공연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뮤지컬 '오! 캐롤'은 다음 달 정식 개막전 이틀간 프리뷰 공연을 5만 원 이하로 볼 수 있게 했고 각 지자체는 축제나 공연 때 발행하던 초대권을 없애고 있습니다.
공연기획사들이 공연 담당 기자에게 주던 티켓도 취재 목적일 경우에만 '5만 원 이하 티켓 1장'으로 제한하는 등 분명한 기준과 절차가 생겼습니다
세종문화회관 등 대형 공연장들은 아예 각 언론사의 출입기자들을 기자단으로 두고, 이들을 공연에 초청하는 식의 자체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익에 큰 몫을 담당해온 기업들이 협찬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입니다.
[기업관계자 : 내년에는 계획 세울 때 조금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김영란법 때문에 쓸 수가 없으니깐 내부 임직원들한테 나눠주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비용을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확실히 줄 것 같습니다.]
외국 유명 연주자와 오케스트라를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 클래식계 전체적으로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편에선 한 번은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뿌리 깊은 초대권 문화, 불공정한 공연 행태, 기업 협찬만 바라보는 오랜 관행은 대중적 문화를 누릴 기회를 막는 걸림돌이기 때문입니다.
[김재범 /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 : 기업 협찬 쪽에 너무 많이 기대고 있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렇다 보니깐 어떻게 보면 좀 안 좋게 얘기하면 자생력을 갖춘다기보다는 기업들의 구미에 맞는, 기업들이 원하는 레퍼토리… 자꾸 이렇게 가잖아요. 장기적으로 조금 더 자생력을 갖추는 쪽으로 갈 수 있...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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