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교수들이 이렇게 사상 첫 집단 행동에 나선 건 미르재단, 그리고 K스포츠 재단의 배후에 있는 인물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때문입니다.
이대 입학과정, 그리고 학점 취득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이 공개한 최 씨의 딸 과제 보고서를 보면 황당하기까지 한데요.
먼저 '승마선수에게 필요한 체력요소'라는 제목의 리포트입니다.
말에 움직임에 "따라", 운동 후 "뭉친" 몸을 풀기에 좋다, 생명줄이라고 할 만큼 "중요" 작은 기구로 "틈틈히"…..
글자가 거의 없는 짧은 리포트인데도 이런 오타가 그대로 제출됐습니다.
띄어쓰기도 거의 돼 있지 않습니다.
'마장마술의 말 조정법' 보고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과 물음표로 점철돼 있습니다.
마음속에 메트로놈 하나 놓고 달그닥. 훅 하면 된다,
심지어 '강하게 세우기'를 설명하면서는 "해도 해도 않되는 망할새끼들에게 쓰는 수법"이라며 "왠만하면 비추함"이라고 오타와 함께 비속어와 인터넷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의 반응은 친절합니다.
어법에 맞지 않는 극존칭을 쓰며 이메일 응대를 하고, 시험 준비를 도와줄 선배를 소개해주겠다는 메일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 수업에서 최 씨의 딸은 B 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파장이 커지자 13일 오후 진상위원회를 구성했는데요.
오는 19일 대학 본관 앞에서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이미 80일 넘게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요.
앞서 미래라이프대학이라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학교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고, 전 부총장 샤넬백 구입 공금 유용과 윤후정 명예 총장 공금 유용 등 비리 의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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