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군 엘리트 장교를 양성하는 육군 사관학교는 매년 생도 가운데 일부를 선별해 해외 각지로 연수를 보냅니다.
YTN이 실태를 파악해 봤더니 해외 연수의 대부분이 관광 일정으로 짜여 있고 귀국 보고서는 전년도 것을 거의 베껴서 제출했습니다.
강정규 기자입니다.
[기자]
육군 사관생도 2명이 태국 사관학교 견학을 마치고 돌아와 제출한 보고서입니다.
일정표를 보면 첫날, 현지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야시장 관광부터 합니다.
전체 6박 7일 동안 태국 사관학교를 탐방하는 일정은 단 하루.
중간에 인근 특수부대를 1시간 둘러보는 것을 빼면 나머지는 모두 관광 일정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육군 사관학교 측은 해외 연수 일정은 초청하는 쪽에서 짠다며 현지 생도들과 유적지 관람 등을 통해 견문을 쌓고 교류의 면을 넓히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보고서의 내용은 어떨까.
지난해 귀국 보고서와 비교해봤습니다.
연수의 개요와 방문 결과, 첨부한 사진마저 똑같습니다.
다음 방문 때 준비할 사항도 2년째 토씨 하나 바뀐 게 없습니다.
새롭게 쓴 부분이 있다면 해외연수를 다녀온 생도 2명이 각각 쓴 A4 용지 1장 남짓한 분량의 소감문 정도입니다.
논문이나 보고서의 표절 여부를 가려주는 검사기로 올해와 지난해의 보고서를 분석해봤더니 무려 89%나 일치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미국과 이탈리아, 터키 등 다른 지역에 대한 해외연수 보고서도 마찬가지.
관광 일정 위주에 표절률은 60%~80%에 이릅니다.
최근 2년 동안 육군 사관학교 해외 연수에 지원된 국민 혈세는 9억 7천여만 원.
장차 수십조 원의 국방 예산을 집행하게 될 국군 예비 장교들이 나랏돈에 대한 잘못된 인식부터 배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YTN 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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