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이 난 건물에 뛰어들어 주민들을 구하다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았던 20대 청년이 끝내 숨졌습니다.
부모는 많은 사람을 구하고 떠난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아들 곁을 지켰습니다.
김영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두운 새벽 한 남성이 건물 밖으로 서둘러 빠져나옵니다.
도로 앞까지 나온 직후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멈칫하다 다시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갑니다.
불이 난 건물에서 탈출한 직후 곧바로 주민들을 대피시키러 돌아가는 의인 안치범 씨의 모습입니다.
안 씨는 연기로 가득 찬 건물에 뛰어들어가 집마다 일일이 초인종을 눌러 주민들을 대피시켰습니다.
[오정환 / 원룸 건물 주민 : 초인종 소리가 나서 일어났어요. 처음에는 장난하는 줄 알았는데 밖이 매우 시끄럽더라고요. 문을 봤더니 연기가 새어 들어오고 있었어요.]
지난 9일 새벽 서울 서교동에서 여자친구와 싸운 20대가 원룸에 불을 질러 건물 내부는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안 씨는 건물 안을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을 깨웠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미처 대피하지 못했고, 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2년 넘게 성우를 준비했던 안 씨는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병원 치료 열하루 만에 숨졌습니다.
[故 안 치 범 씨 / 창작 라디오 드라마 경연 작품 : 야 형찬아, 서준아 너희는 짐 나중에 옮기고 나랑 이것부터 옮기자. (네, 형)]
하루아침에 듬직했던 아들을 잃은 안 씨 부모님은 아직도 현실을 믿기 어렵습니다.
먼저 떠난 아들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에는 잘했다고 칭찬하며 아들을 가슴에 묻었습니다.
[정혜경 / 故 안치범 씨 어머니 : 치범아 엄마가 너무 사랑하고 아빠 엄마가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잘했어. 사랑해.]
유족들은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청 측과 협의해 안 씨에 대해 의사자 신청을 할 예정입니다.
YTN 김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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