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82살인 아키히토 일왕이 살아있는 동안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생전퇴위를 위해서는 왕실 전범 개정이 필요한 데요, 일본 언론은 최소 2,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최명신 특파원!
일왕이 생전퇴위와 관련해 조금 전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고요?
[기자]
조금 전인 오후 3시 아키히토 일왕이 일본 국민에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일왕은 왕으로서 재직해온 지난 세월에 대한 소회와 감회를 10분 정도 담담하게 밝혔습니다.
일왕은 생전퇴위와 관련해 퇴위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헌법에 정해진 의무를 충분히 감당할 사람이 왕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며 살아있을 때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일왕이 영상 메시지 형태로 국민에게 자기 생각을 밝히기는 5년 전 동일본 대지진 때에 이어 이번이 2번째입니다.
올해 82살인 일왕은 고령 등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이미 5년 전쯤부터 왕실 업무를 주관하는 궁내청 관계자에게 생전퇴위 의사를 수차례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왕은 과거 전립선암 수술과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또 지난해 8월 전몰자 추도식에서 순서를 헷갈리고 10월 지방 위로 행사 때 임 진행된 메인 행사를 기억하지 못해 건강 이상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일왕의 생전퇴위 의사 표명과 관련해 자기 생각을 밝힐 예정입니다.
또 일본 정부는 생전퇴위를 포함한 왕위 계승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왕위 계승을 규정한 법률인 '왕실 전범'에는 일왕의 양위를 규정한 내용이 없습니다.
그런 만큼 조기 퇴위를 위해서는 관련 입법이 필요한데요, 일본 언론은 전범 개정까지 2, 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생전 양위가 실현될 경우, 1817년 고카쿠 일왕 이후 200년 만의 첫 사례가 됩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종전 70주년 지난해 전쟁에 대한 반성을 직접 언급하는 등 아베 정권과는 거리를 두며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또 50대 간무 일왕이 백제계 혈통임을 고백하고 생전에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한국에 대해 줄곧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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