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버드대 출신 미국인 스님으로 한국 불교를 해외에 알리는 데 앞장서온 현각 스님이 돌연 한국불교와 인연을 끊고 앞으로 해외에서 활동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박신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한 외국인 스님들은 오로지 조계종의 '데커레이션'(장식품)이다. 이게 내 25년간 (한국불교의) 경험이다. 참 슬픈 현상이다."
하버드대 출신 미국인 스님으로 유명한 현각 스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서울대 외국인 교수들의 잇단 이탈 기사를 인용해 절대적으로 동감한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불교와 인연을 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상명하복식 유교적 관습, 국적과 남녀 차별, 돈만 밝히는 기복신앙에 실망했다고 이유를 들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으로 승려 생활 25년째인 현각 스님은 스승인 숭산 스님이 45년 전 한국불교를 위해 새 문을 열었고, 자신을 포함한 외국인 백여 명이 출가했던 그때가 현대인들에게 맞는 정신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조계종이 그 문을 자꾸 좁게 만들어 지난 2∼3년간 7명이 넘는 외국인 승려가 속세로 돌아갔고 자신도 상좌들에게 출가를 권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조선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교육으로 어떻게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서양인들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현재 그리스에 머물고 있는 현각 스님은 다음 달 중순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해 일정을 소화한 뒤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속세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인들이 참다운 수행을 공부할 수 있도록 유럽이나 미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예일대, 하버드 대학원 출신인 현각 스님은 1990년 대학원 재학 시절 숭산 스님의 설법에 이끌려 출가한 뒤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써왔습니다.
YTN 박신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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