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조선업체가 독자 개발한 선박용 엔진 기술을 협력업체가 빼돌려 세계 시장에 이름만 바꾼 복제품으로 판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조선 분야 국가핵심기술인데도 너무나 쉽게 여러 회사를 거치며 유출됐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사]
현대중공업이 지난 2000년 자체 기술로 상용화한 선박용 중형 디젤 엔진 '힘센'입니다.
중형 디젤 엔진 제조는 조선 분야 '7대 국가핵심기술'로 유출돼서는 안 되는 독자 기술입니다.
그런데 주요 부품 가운데 하나인 실린더 헤드 제조 기술이 유출돼 복제품이 버젓이 국내외 시장에 팔린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현대중공업이 부품 제작을 의뢰한 협력업체가 허가 없이 천여 개를 제작한 뒤 이름만 바꿔 모두 32억 원에 판매한 겁니다.
이 과정에서 설계 도면이 여러 협력 업체를 거쳐 다른 대형 조선소에도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병수 /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업체가 다른 여러 개 대형 업체 아래도급을 동시에 맡은 경우 특정 대형 업체에서 상대편 대형 업체 도면을 요구하면 거래 관계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도면이) 쉽게 전달되는….]
해당 업체들은 도면을 유출해 만든 게 아니라 직접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했을 때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는 게 경찰 설명입니다.
실린더 헤드는 연료 폭발 충격을 그대로 받는 부품입니다.
이 때문에 한 20년 정도 쓰면 교체해야 하는데 최근 교체 시기가 도래했습니다.
경찰은 교체 시기에 자연스럽게 부품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노려 조직적으로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최근 고객사 항의를 받는 등 복제품 피해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준우 / 현대중공업 문화부 차장 : 무분별한 산업 스파이 행태가 근절될 수 있도록 사법기관의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만 제2, 제3의 범죄가 예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찰은 7개 선박 부품 관련 업체 대표와 직원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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