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 십 번 메르스 뉴스 속보 때문에 긴장되시죠? 무더위를 앞뒀음에도 메르스 여파에 사회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한창 불붙던 한류 열풍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자세한 소식 헤럴드팝 김은주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Q) 요즘 메르스 때문에 바깥 활동을 가급적 자제하는 편인데요. 각종 연예 행사도 줄어든 것 같아요. 연예계 분위기 어떤가요.
A) 네 그렇습니다. 도로가를 꽉 채웠던 차들도 부쩍 줄었고요.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다수가 모이는 곳에 출입을 자제하고 활동 반경을 줄이는 등 다소 움츠려드는 모습입니다. 연예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달 말부터 터진 메르스가 보름이 지나도 진정 국면에 들어서지 못하면서 공식 일정을 속속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영화계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최동훈 감독의 [암살]은 제작보고회를 이틀 앞두고 취소됐고, 임상수 감독의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도 쇼케이스를 취소했습니다. 지난 10일 개봉 예정이었던 [연평해전]은 24일로 개봉을 연기했고요.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톰 크루즈는 신작 홍보를 위해 내한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사태에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Q) 해외에서도 국내 메르스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 같습니다. 한류에 급제동이 걸린 건 아닐까요.
A) 네 메르스 불똥이 한류 스타에게도 튀었습니다. 지난 13일 열린 제18회 상하이국제영화제 측은 개막 전 국내 배우들에게 참석 취소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죠. 결국 영화제에 초청됐던 배우 장동건 소지섭 배두나은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주요 경쟁 부문인 골든 고블릿 어워드에 진출한 [장수상회] 강제규 감독과 [무뢰한] 오승욱 감독도 가지 않았고요. 메르스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중국에서 영화를 촬영 중이던 송승헌이 유일하게 참석해 레드카펫을 빛냈죠. 무려 22개의 한국영화가 상연됐으나 주인 없는 잔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는 20일 중국 성도에서 가수 싸이 김종국 슈퍼주니어 배우 지창욱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문화 페스티벌인 ‘한류사랑문화축제’도 중국 외교부의 입국 불허 통보로 기약 없이 연기됐습니다.
Q) 이번 메르스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어딘가요.
A) 수치로 환산해 비교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공연계 쪽인 것 같습니다. 국내외 공연이 속속 취소됐습니다. ‘초여름이 공연계 대목’이라는 속설이 메르스 한방에 무참히 무너진 거죠. 가수 이문세는 지난 5일 공연을 5시간 앞두고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열감지카메라에 손소독제까지 만반의 준비를 할 예정이었지만 사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긴급 취소 결정을 내렸고 결국 11월로 연기했습니다. 정기고와 매드클라운도 공연을 며칠 앞두고 취소했습니다. 김장훈도 지난 7일 성남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공연을 열지 않았습니다.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측도 지난 13일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콘서트를 준비했다가 경남 지역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옴에 따라 결국 취소했습니다. 부활 출신 정동하는 지난 14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나려고 했다가 8월 23일로 연기했고요. 남성 4인조 하이포(HIGH4)는 오는 21일 멕시코 단독 공연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전인권밴드도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은 제주도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으나 예방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콘서트를 취소했습니다.
Q) 공연이 줄줄 취소됐는데 지난 13일 동방신기는 예정대로 진행했죠. 공연 날짜를 바꾸기 어려웠나봐요.
A) 네 그렇습니다. 멤버 유노윤호가 다음달 21일 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공연을 미룰 수 없었고요. 취소할 경우 국내외 관객이 2만 5000명에 달해 막대한 손해가 예상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열 수 밖에 없었죠. 공연이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은 활기찼던 예전과 달리 긴장감이 감돌았는데요. 관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해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로 입장을 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공연 당일 현장 티켓 판매도 진행하지 않았고요. 관련 상품도 일체 팔지 않았습니다. 공연장 입구에 소독약을 뿌려 방역을 했고요. 입구에는 열화상탐지카메라를 설치해 일정 이상 온도가 감지될 경우 의료진으로부터 진단을 받도록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