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활동하는 레바논 전역에서 무선호출기, 즉 삐삐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했습니다.

지금까지 9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레바논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호출기 폭발의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홍주예 기자입니다.

[기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슈퍼마켓.

식료품을 고르던 남성의 허리춤에서 큰 소리와 함께 뭔가가 터지고, 주변 사람들이 놀라 흩어집니다.

바닥에 쓰러진 남성은 고통에 겨워 신음을 쏟아냅니다.

현지 시간 17일 오후 3시 반쯤부터 레바논 전역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무선호출기가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호출기를 들고 있거나 주머니에 넣어뒀던 피해자 대부분이 손과 얼굴, 복부 등을 다쳤고 사망자도 속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피라스 아비아드 / 레바논 보건부 장관 대행 : 지금까지 보건부의 비상사태 관련 부서는 부상자를 2,800명 이상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200명은 위중한 상태로, 수술이나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합니다.]

사상자 가운데는 친이란 무장 단체 헤즈볼라 대원들도 포함됐습니다.

또, 모즈타바 아마니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도 호출기 폭발로 다쳤습니다.

호출기의 리튬 배터리가 폭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원인은 아직 불분명합니다.

다만,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위치 추적과 공격에 활용될 수 있다며 휴대전화를 쓰지 말라고 명령한 뒤 최근 몇 달 새 새로 들여온 호출기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 모두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다고 의심합니다.

[이브라힘 알-무사위 / 헤즈볼라 대변인 : 이것은 분명히 민간인에 대한 범죄입니다. 레바논 국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범죄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민간인을 겨냥한 것입니다.]

이번 폭발은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전쟁의 목표를 북부 레바논 접경지역 주민의 귀환까지 확대한다고 밝힌 지 하루도 안 돼 발생했습니다.

YTN 홍주예입니다.



영상편집: 한경희





YTN 홍주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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