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음 건강 위해 찾는 상담소에 '진짜 전문가'가 아닌 '자칭 전문가'들이 수두룩합니다.
공인 자격증 없는 이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맡겨도 괜찮은건지 현장카메라, 곽민경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음 건강을 위해 심리 상담 찾는 분들 부쩍 늘었는데요.
자격을 제대로 갖춘 상담 전문가 찾기는 힘듭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서울 마포구 일대 심리상담소를 방문해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A 심리상담소]
"저는 없어요. 민간 자격증은 있어요. 두 개나 있어요."
[B 심리상담소]
"자격증 준비는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시험 준비 계속하고 있죠."
공신력 있는 자격증은 상담심리사와 임상심리전문가 등이고, 단어 순서만 바꾼 심리 상담사는 국가 공인 자격증이 아닙니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시험을 쳐 60점이 넘으면 바로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딸 수 있습니다.
[자격증 발급 민간 기관]
"(자격증 따는 데 빠르면) 일주일인 거예요. 횟수 제한 없이 재응시 가능해요."
반면, 상담심리사는 관련 석사학위가 있는 경우에도 최소 3년 이상 실무 경력을 갖춰야 자격 시험을 볼 수 있을 만큼 기준이 엄격합니다.
취재진이 전문가 도움을 받아 비전문가를 가려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이 리스트를 바탕으로 상담소 5곳을 점검해보니 모두 전문 상담에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비전문 상담사의 경우 극단적이거나 황당한 해법을 내놓기도 합니다.
[비전문 상담사]
"오은영 선생님 아시죠? 그분이 쓴 책을 일단 먼저 읽어보면 좋아요."
[C 씨 / 비전문가 상담소 방문]
"저한테 너희 엄마가 문제다 그래서 엄마랑 연을 끊어야 된다. 상담이 필요하던 와중에 그런 말을 들으니까 좀 흔들리기도 하고."
[D 씨 / 비전문가 상담소 방문]
"저보고 사주가 약간 좀 센 것 같다 이런 얘기도 하고. 한동안 많이 불안감에 계속 시달리게 됐어요."
상담소를 찾았다가 오히려 마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선주 / 한국심리학회 임상심리전문가·상담심리사 1급]
"증상의 악화 그리고 오랜 시간과 돈을 들였는데 하나도 나아지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예방하기 위해서 엄격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 거죠."
현행법상 사업자 등록만 하면 상담소를 개업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진짜 전문가를 가려내는 건 결국 국민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곽민경입니다.
PD: 윤순용
AD: 최승령
작가: 신채원
곽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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