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검찰이 금고 5년을 구형했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지 675일 만인데, 유족들은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신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최고 책임자로서 구체적인 예방과 대응을 지시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검찰은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구형했습니다.
[김광호 / 전 서울경찰청장 : (금고 5년 구형됐는데 입장 없으세요?) ….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 없으세요?) ….]
검찰은 이태원 참사 전에 인파가 집중될 것으로 명백히 예견됐던 만큼, 참사는 돌발 상황에 대응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예방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전 청장이 서울청 각 부서에서 여러 차례 '인파 집중이 우려된다'는 보고를 받았는데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참사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청장 측은 '대규모 압사 사고는 예견할 수 없었다'며 무죄라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참사 이전, 핼러윈을 맞은 이태원에서 별다른 안전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었던 만큼, 단순히 '10만 명이 모인다'는 정보만으로는 인파 집중으로 인한 사고를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판에 앞서 피켓시위를 벌인 유족들은 법정에서도 김 전 청장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습니다.
[최진희 / 고 이주영 어머니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위원장 발언 대독) : 경찰이 시민들의 신고에 경각심을 갖고 응답해 인력을 배치하고 교통을 통제했다면 참사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며, 이렇게 우리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절규하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또 검찰 구형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정민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위원장 : 유가족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아쉽고 단지 과실치사로만 적용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재판부에서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고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검찰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참사 당시 112상황관리관에게는 금고 3년을, 상황팀장에게는 금고 2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17일 내려집니다.
YTN 신귀혜입니다.
촬영기자: 유준석
디자인: 이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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