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사회부 배두헌 기자 나왔습니다.
Q1. 사고 차량 운전자가 200m 역주행을 하면서 인도로 돌진한건데, 운전자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거죠?
네, 맞습니다.
사고 차량의 이동 경로를 보면서 설명을 드리면요.
경찰이 사고 차량의 사고 당시 블랙박스를 봤는데, 차가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올라오자마자 급가속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직진하면 안되는 맞은편 일방통행 도로로 진입해 역주행을 했고요.
당시 차량의 속도는 경찰이 분석 중인데, 영상 등을 보면 시속 100km 안팎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차량은 시청역 인근 인도와 횡단보도에 서있던 보행자들을 덮친 뒤 교차로 한복판에서 멈춰섰습니다.
운전자는 경기도에서 시내버스 운전을 하는 68세의 기사였는데요.
자신이 과거 서울에서도 버스를 몰아봐서, 지리를 잘 알기 때문에 도로를 착각한 게 아니라는 취지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Q2. 경찰은 사고 차량 운전자의 주장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바로 이 장면 때문에 급발진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고 차량이 사고를 낸 뒤 교차로에 진입해서야 브레이크등이 켜지고 속도가 줄어들며 스스로 멈추는 모습인데요.
통상 급발진 사고는 차량에 벽 같은 장애물을 들이받고 멈추는 게 일반적이라는 게 경찰 설명입니다.
당시 사고 목격자도 취재진에게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목격자]
"제 생각에는 급발진 아니고요. 급발진 할 때는 끝날 때까지 박았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멈춘 거예요. 딱 횡단 보도 앞에서. 어디를 박은 게 아니고."
Q3. 그러면 경찰은 급발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경찰은 오늘 가해자의 급발진 주장에 대해 "운전자 진술일 뿐"이라고 말했는데요.
제가 취재를 해보니, 경찰 내부에선 급발진 가능성, 상당히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최종 결론은 국과수의 차량 정밀감정과 가속이나 감속 페달을 밟은 흔적이 남아있는 차량 사고기록장치 등을 분석한 뒤에 나올 예정입니다.
Q4. 섣부른 결론은 안되지만, 급발진이 아니라고 하면, 운전 미숙이나 차량 조작 실수로 봐야 하나요?
경찰은 운전자가 역주행인 걸 알고 당황해 조작 실수했을 가능성 등도 살피려고 운전자의 사고 전 행적이나 사고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운전자와 동승자인 아내의 대화 등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고차량 운전자는 "면허를 따고 40년 무사고"라며 "바퀴 달린 건 다 운전해봤다"고 경찰에 진술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운전 미숙일 수는 없고, 급발진이 맞다는 주장이죠.
급발진이 인정받기 어렵기는 하지만, 간혹 무혐의 처분을 받는 사례도 있습니다.
검찰이 운전자의 "장기 무사고 경력"이나, "생업이 운전이라 조작 미숙 가능성 낮다"거나 "기계적 결함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볼 때는 재판에 넘기지 않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다만 방금 말씀드린 경우는 차량 정비 이력에서 결함이 의심됐는데, 이번 사고 차량은 두 달 전 차량 종합검사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Q5. 음주나 마약 가능성은 전혀 없는 건가요?
운전자는 사고 직후 경찰 음주 측정에서 알코올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마약 간이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습니다.
다만,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낸 참사인 만큼 경찰은 운전자의 혈액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 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운전자의 과로 가능성도 살펴봐야 하는데요.
저희가 운전자가 다니는 버스회사에 확인해보니 하루 11시간 정도 근무하는데, 격일 근무 체제라 사고가 난 어제는 쉬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사회부 배두헌 기자였습니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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