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려석에 센서를"
시민제안 나왔지만 ’난색’
서울시 "시민 갈등 유발"
지하철 한쪽에는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신부를 배려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좌석이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도입됐고 지금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취지는 좋은데요, 현실은 '무늬만 임산부 배려석'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임산부보다 일반 승객이 더 많이 이용하고, 심지어 임신부가 와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일도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지요.
임산부석을 이용하기 힘들다는 민원도 해마다 꾸준히 접수되고 있습니다.
재작년과 지난해 모두 7천 건을 넘겼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이미 2,400건을 넘었습니다.
실제 지난 23일, 한 중년 남성이 임산부 배지를 달고 있는 여성을 보고도 양보하지 않아 지하철 내 안내 방송이 나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관련 민원이 잇따르자, 임산부를 배려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부산은 2017년, 전국 최초로 임산부 배려석 알리미 '핑크라이트'를 설치했는데요, 발신기를 소지한 임산부가 타면 배려석에 설치된 수신기가 깜빡이고 음성 안내가 나옵니다.
광주에서도 일반 승객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으면 센서가 감지돼 자리를 비워달라는 안내가 흘러나옵니다.
대전 역시, 불빛과 안내 음성이 나오는 '위드베이비'란 시스템을 도입해 임산부들이 배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다른 지역처럼 서울 지하철도 대책을 마련해달란 의견을 냈는데, 서울시는 난색을 표했습니다.
일반 승객이 배려석에 앉는 걸 제지할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시민들 사이 성별, 세대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고요, 예산도 문제입니다.
서울 지하철은 다른 지역보다 규모가 큰 만큼, 설치비 46억 원에 연간 유지보수비 2억 원까지 큰 비용이 들어 당장 도입은 어렵단 입장입니다.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국가 재난 수준의 저출생 상황에서 서울시가 새로운 정책을 전향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누구나 엄마의 뱃속에서 자라던 시절이 있었죠.
새 생명에, 또 아이를 품은 엄마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지 함께 고민해보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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