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경제산업부 신선미 차장과 함께 합니다.
Q. 오늘 기자회견에 최태원 회장이 직접 참석해 2심 재판부 판결을 반박했는데요. 최 회장이 직접 나선 이유가 뭘까요.
최태원 회장 참석은 당초 예고되지 않았습니다.
이형희 SK 위원장 모두발언 중간에 최 회장이 등장했는데요.
한 번은 직접 나와 사과하는 게 맞다 생각해 자리에 섰다며 90도로 두 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이혼 항소심에 치명적 오류가 있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2심 오류를 강조하지 않으면 3심인 대법원에서도 2심과 같은 판결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에서 하급심으로 내려보내 다시 판단을 받아볼 수 있도록, 최 회장까지 직접 나선 겁니다.
2심에 완패한 후 직접 여론전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Q. 최 회장이 주장하는 재판부의 치명적인 오류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SK 측에서 오늘 밝힌 내용은 크게 2가지입니다.
옛 대한텔레콤 주식 재산가치 산정과 '비자금 300억 원'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건데요.
우선 재산분할의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고 한 것부터 따져보겠습니다.
SK그룹이 문제 삼는 건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옛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인데요.
대한텔레콤은 합병을 거쳐 현 SK그룹 지주회사가 됐는데, 재산분할의 핵심입니다.
Q. SK 측은 대한텔레콤의 주식가치 산정에서 100배 왜곡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죠?
네 그렇습니다.
사실상 100배 왜곡이 발생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내조 기여가 과도하게 계산됐다는 건데, 결국 2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수치는 수정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한텔레콤의 가치를 총 3번의 시점으로 나눠 계산했는데요.
최 회장이 선대 회장에게 돈을 받아 대한텔레콤을 취득한 1994년, 선대회장 별세 당시인 1998년, 그리고 상장한 2009년입니다.
SK는 선대회장의 별세 직전까지는 고 최종현 회장이 SK그룹을 총괄했기에 선대회장의 기여분으로 볼 수 있단 설명인데, 이때 가치 산정이 잘못 산정됐단 주장입니다.
50분의 1로 줄은 액면분할을 적용하면 100원이 아닌 1000원이 돼야 한단 겁니다.
이 과정에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가 각각 10배 과소, 10배 과대 평가돼 100배 왜곡이 발생했다는 건데요.
결국 회사 성장에 대한 고 최종현 회장의 기여 부분이 12배에서 125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은 355배에서 35배로 조정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노소영 관장에게 분할되는 재산도 적어져야 한단 거죠.
Q.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도 안 받았다고 주장했죠?
SK그룹은 또 다른 쟁점인 '300억 비자금'도 적극 반박했습니다.
SK측은 비자금 300억 원은 그룹 내 누구도 못 들었고, 전달한 쪽이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300억 약속어음은 1995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던 '정체불명의 메모'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SK는 또 6공화국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마이너스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노태우 정부 때 10대 그룹 매출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재계 순위 5위였던 SK그룹이 9위에 그쳤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Q. 재판부가 판결문을 고쳤는데 그럼 앞으로 재판에 영향이 있는 건가요?
재판부는 오늘 판결문 수치는 고쳤습니다.
SK가 1998년 5월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을 기존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해야 한단 걸 재판부가 받아들인 건데요.
하지만 결론은 안 바꿨습니다.
결혼은 1988년에 이뤄졌다며, 고 최종현 회장 사망 이후부터 재산분할 시점을 잡을 이유가 없단 겁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판결문 일부를 고친 것은 재판부 스스로 오류를 인정한 것"이라며 판결 내용도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SK는 판결문 오류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도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주 최태원 회장 측이 상고하는데요.
이 오류를 얼마나 비중있게 볼 것인가는 대법원 판단에 달렸습니다.
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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