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3.5% 유지…11회째 동결
[앵커]
한국은행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열 한차례 연속 동결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치까지 떨어지지 않은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은행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형민 기자.
[기자]
네, 한국은행이 오늘(23일) 오전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11회 연속 동결인 건데요.
이번 한은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물가'였습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달 2.9%로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높아, 금리를 묶어둘 수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수입물가지수는 지난달 기준 143.68로 한 달 사이 3.9% 오르며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역시 한은 금리 동결의 배경이 됐습니다.
미국이 이르면 9월에야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인 만큼,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미 기준금리 상단 5.5%를 기준으로 현재 한미 금리 역전 폭은 2%포인트로 역대 최대치입니다.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린다면 금리 역전 차는 더 확대돼, 결국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 1천억원 늘면서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고요.
특히 은행 가계 대출잔액은 1,103조 6천억원으로 한 달 새 5조 1천억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금리를 섣불리 내렸다가 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밖에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서둘러 낮춘다'는 명분도 약해졌는데요.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1.3%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면서,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해야 할 명분도 줄어든 겁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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