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中 청년에 부는 복권 열풍

채널A News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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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복권은 품절되고, 복권을 선물하는 게 유행입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느니, 차라리 복권 당첨을 기대해보겠다는 중국 청년들 얘긴데요. 

땀과 노력이 아닌 한방으로 인생 역전을 노리는 중국의 복권 열풍.

세계를 가다 베이징 이윤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평일 낮 베이징의 한 복권 판매점이 청년들로 북적입니다.

한장 한장 즉석 복권을 긁는 표정이 비장해 보입니다.

[중국 대학생]
"친구들이랑 근처에 놀러왔는데, 복권 판매점 보자마자 한 번 해보려고 들어왔어요."

베이징의 한 사원은 복권 명당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중국 청년들에겐 인근 사원에서 기도를 하고 이곳 복권 판매점을 들르는 것이 유행이 됐습니다.

아예 사원 한 쪽에 자리를 잡고 복권을 긁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관광객]
"아이고 (꽝이야), 나는 왜 이렇게 안 되냐. (계속 긁어봐)"

너무 잘 팔리다보니 품귀 현상까지 벌어집니다.

[복권 판매점 주인]
"(복권 있어요?) 복권 없어요. (네?) 다 팔려서 부족한 상황이에요."

중국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던 2020년부터 복권 판매가 꾸준히 늘었습니다.

지난해엔 우리 돈 110조 원 넘게 팔렸습니다.

특이한 것은 구매자 10명 중 8명이 중국에서 청년으로 분류되는 열여덟에서 서른 넷 사이 중국 청년들입니다.

복권 구매 인증샷을 온라인에 올리고, 친구와 연인끼리 복권을 선물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복권 판매점 직원]
"젊은이들이 복권 사러 많이 와요. 대부분 어린 사람들이죠."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데다 극심한 취업난까지 이어지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대학원생]
"직장 구하기가 어려우니까 취직보다 차라리 복권을 사는 게 낫겠다 싶은 거죠."

[중국 직장인]
"복권 사야죠. 늙어 죽을 때까지 일해도 500만 위안(약 10억 원) 못 벌잖아요."

이런 청년층을 겨냥해서 커피와 함께 복권을 판매하는 이색 복권 판매점도 생겼습니다.

복권을 주제로 한 온라인 방송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흥규 / 아주대 정외과 교수]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런데) 그들의 기대 수준은 너무 높아져 있고. 그래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거죠)."

당첨 확률 수백만 분의 1에 미래를 거는 중국 청년들.

중국의 암울한 경제 상황이 이들의 무모한 도전을 부추기고 있단 지적입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최창규


이윤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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