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사과, 금사과 하더니 정말 금사과였습니다.
사과 값이 1년 전보다 88% 넘게 올랐습니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인데요.
비상이 걸린 정부는, 강원도에 사과 재배지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경제카메라, 정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농산물 경매장 안이 분주합니다.
전국 사과의 60%가량이 거래되는데 요즘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릅니다.
경매가 시작된 지 한 시간이 조금 넘었는데요.
20kg 한 상자 평균 낙찰 가격이 11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박승우 / 안동농협 경매과장]
"예년에 비해서 한 2.5배 정도 높은 가격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중도매인들도) 10만 원을 줘도 못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이상기후와 병충해로 수확량이 급감한 영향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는데 특히 사과값이 88% 넘게 뛰며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온라인 도매시장과 직거래를 활성화해 유통비용을 줄이고 2030년까지 사과 계약재배 물량도 세 배 늘리기로 했습니다.
특히 강원도에만 기존보다 두 배가 넘는 2천 헥타르의 재배지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주산지인 안동이나 영주 등 경북 지역은 소백산을 낀 탓에 일교차가 커 작황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앞으로의 작황은 보장할 수 없습니다.
[황영재 / 경북 영주시]
"여기도 지금 불안하죠. 온도가 자꾸 올라가니까 우리 대에서 이 사과 농사짓고 나면 아마 안 될 것 같아요."
사과는 연 평균 기온이 10도 안팎일 때 잘 자라는데 한반도가 계속 더워지며 사과 재배 적합지역은 이미 강원도까지 북상했습니다.
2070년엔 강원도 일부에서만 사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됩니다.
예년보다 따뜻해지며 강원도 주 작물이었던 고랭지 배추밭이 사과농장으로 바뀐 겁니다.
[김형래 / 강원 정선군]
"고추, 배추, 무 이런 걸 사람들이 심었죠. 소득 보면 (배추가) 사과하고 비교가 안 된다 이거죠."
다만 기온이 맞아도 냉해나 우박 같은 자연재해를 피할 길은 없습니다.
[김형래 / 강원 정선군]
"똑같아요. 우박 피해라든가 이런 것도. 나는 벌써 지난해 2023년도에도 또 맞았어. 냉해를. 지난해 유독 심했죠."
기후 변화를 버틸 수 있는 새 품종과 재배 기술 개발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금사과 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경제카메라 정현우입니다.
연출 : 박희웅 김태희
구성 : 강전호
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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