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김종수 기자]
한 주 기업뉴스 리뷰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
미국 빅테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가 방한해 기술협력을 논의하고 일본, 미국에선 첨단반도체 시장을 놓고 TSMC와 인텔이 큰 행보에 나서는가 하면 애플은 자율주행차를 포기했단 소식이 있었죠. IT산업의 급변이 두드러졌던 한 주. 맑고 흐린 기업을 찾아 기업기상도 출발합니다.
먼저 삼성전자입니다. 밀리던 고대역폭 메모리에서 역전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인공지능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부각된 고대역폭 메모리 HBM, 그간 SK하이닉스가 50% 점유율로 앞서왔고 미국 마이크론도 24GB 용량의 8단 제품을 개발해 AI용 반도체를 만드는 엔비디아에 공급을 발표했는데, 삼성이 하루 뒤 36GB 용량에 12단으로 쌓고 높이는 8단과 같은 제품을 내놨습니다. 초고속 성장하는 시장에 게임 체인저를 하나 내놓은 겁니다.
회심의 반전이죠. 다만 더 큰 시장인 첨단 반도체 수탁가공, 파운드리 사업에선 대만 TSMC를 추격하고 미국 인텔을 따돌리기 좀 힘겹습니다.
이번엔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입니다. 이 분야에서 처음 매출 2조원을 넘었습니다.
작년 매출이 22% 넘게 늘어 거의 2조2천억원, 영업이익도 25% 증가한 3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였죠. 방탄소년단의 이른바 군 공백기 걱정은 기우였나 봅니다. 인수합병 덕에 음반·음원, 공연 매출이 다 호조였던 결과죠. 음원·음반을 1천만 장 넘게 판 그룹 세븐틴이 버팀목이 됐고 방탄소년단 개별 멤버, 뉴진스 등이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성과도 냈습니다.
하지만 가늠하기 힘든 중국 음반시장 탓에 성장 둔화 가능성이 있는 점은 부담입니다.
이제 흐린 기업입니다.
택시 없이 택시를 지배하는 택시제국 카카오모빌리티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회계 분식으로 판정하고 고강도 제재를 합니다.
한 번 전해드렸었는데요. 이 회사의 가맹택시 사업은 택시회사가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내면 16%가량을 광고 등으로 되돌려주고 3~4%만 갖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 20% 전부를 매출로 잡았는데 금감원은 남는 3~4%만 잡아야 한다고 본 거죠. 이렇게 되면 수천억원대 매출 부풀리기가 되고, 이 매출은 아마 기업가치나 성과급 등에 적용됐을 겁니다.
금감원은 과징금 90억원, 대표 해임권고, 고발을 추진 중인데요.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콜 몰아주기 과징금 271억원도 있죠. 류긍선 대표의 연임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엔 한 지붕 두 식구인 영풍과 고려아연입니다. 고려아연의 배당을 놓고 대립하고 있습니다.
산업재 중심의 알짜기업인 영풍그룹, 영풍과 전자계열은 장씨, 고려아연은 최씨 집안이 맡아왔죠. 그런데 최근 양측간 지분경쟁 이어 1대 주주 영풍이 연배당 1만5천원을 하자는 고려아연 측에 2만원으로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고려아연은 배당액이 늘어왔고 자사주 소각을 더하면 주주환원율이 76%대라며 반박했고요. 양측은 주총을 앞두고 기관투자가 끌어들이기 경쟁에 나섰습니다.
2차 전지 등 신사업에 나선 고려아연이 외부 우호주주를 늘려 회사 미래를 두고 75년 동업이 흔들린다는 평가입니다.
다음은 현대건설을 보시죠. 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나 정부가 중대해재처벌법 조사에 나섰습니다.
사고가 난 건 지난달 26일 천안 아파트 현장에서였습니다. 하청사 노동자 2명이 추락해 중국 국적 50대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는데요. 건설현장 사고 제로는 필요한 목표지만 참 어렵죠. 하지만 현대건설이 최대 건설사라 현장이 많다고 해도 중대사고가 잦습니다. 중대재해법 시행 2년 1개월 새 8번째인데요. 이 때문에 작년 10월 고용노동부가 이 회사의 전국 현장을 일제 감독도 했었죠.
법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회사 스스로를 위해 사고를 최소화하고 사고가 나도 사망, 중상을 피하려는 노력은 절대 필요합니다.
마지막은 티웨이항공입니다. 지연, 결항 잦더니 부정적인 소식이 나왔습니다.
작년 8월~12월 규모가 크지 않은 저비용사에서 5건이나 운항 지연, 결항이 나왔죠. 왜 이리 문제가 잦은지 국토부가 부품관리, 기체 수리 등 특별 점검을 했더니 공기조화장치에 미인가 부품을 쓴 흔적이 나왔습니다. 국토부는 추가 조사를 거쳐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입니다.
티웨이는 유럽연합 덕에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대한항공에서 파리 등 4개 유럽노선을 넘겨받습니다. 호재를 살리려면 승객이 믿고 탈 수 있어야겠죠.
출산율은 또 최저치에 부동산 금융, 홍콩 파생상품 대량 손실 등 금융 위기 요인이 번지고 있죠. 서두에 드린 말씀대로 격렬한 IT 패권전쟁도 한창인데 기업과 사회가 제대로 대응하는지 걱정스러운 한 주였습니다.
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
PD 김효섭
AD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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