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긴장·날선 전공의들…정부-의협 강대강 지속

연합뉴스TV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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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긴장·날선 전공의들…정부-의협 강대강 지속


[앵커]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사흘째입니다. 정부와 의사단체의 강대강 대치도 변함이 없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는데요. 최덕재 기자가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19일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지난 20일부터 근무를 거부했죠. 직접 전공의들을 만나봤을 때 상황이 어땠나요?

[기자]

네, 한마디로 긴장도 많이 되고, 상당히 날 서 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대한의사협회 건물에 모인 전공의들 모습인데요. 모두 흰 가운을 입고 있죠. 물론 들어올 때부터 이렇게 입고 오진 않았습니다. 모두 회의장에 들어온 후 준비해온 가운을 입고 모여있었던 겁니다. 당시 이렇게 가운을 입고 모여있는 모습만 촬영을 허락하고, 회의장에 취재진을 들여보내지 않았습니다.

회의가 시작하기 전에도 각종 질문에 아무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고요. 아무런 답은 하지 않았지만, 취재진에게 자신들이 단합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종의 퍼포먼스를 한 것으로 볼 수 있겠죠. 지금 저 회의실이 지하 1층인데, 그 앞에 일반적으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의장 안에서 간간이 박수소리, 흥분한 대화 소리, 웃음소리 같은 게 나왔는데, 이걸 또 못 듣게 하려고 전부 1층으로 몰아냈습니다.

이렇게 중간중간 취재진을 대할 때 표정이나 말투, 분위기에서 아, 상당히 흥분해있구나, 그리고 걱정도 많고 스트레스도 받는 상황인데 동시에 화도 나 있고, 뭔가 취재진을 적대시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현장에 나가면, 취재진을 대하는 모습에서 자신들이 처한 상황과 세상을 인식하는 모습이 비춰지거든요. 철저하게 거부해 저희가 영상에 담지는 못했는데요, 회의가 끝나고 결과 발표 등을 기다리는 취재진에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현장에서 직접 들었는데요. 면허 취소될지도 모르고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데, 우리가 면허 취소되거나 하면 여러분이 책임지실 거냐, 이런 식으로 말했습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상당히 화가 많이 나 있었습니다. 회의 결과도 언제 올리겠다 말하지 않고 당일이 될지 하루 후가 될지 모르고 최대한 빨리 올리겠다고만 했습니다. 잠깐 회의 끝난 상황 함께 보고 오시죠.

"(어떤 얘기 하셨는지 짧게만 물어볼게요) 정해진 게 없어서요. 대전협에 물어보세요. (정해진 게 없다고요? 그럼 오늘 시간이 꽤 길어졌는데 어떤 얘기 하신 거예요?) 제가 말씀드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저렇게 회의가 끝난 후 새벽에 올라온 결과물인데요. 2,000명이란 숫자는 터무니없다, 정치적인 계산이 깔렸고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라는 기존에 나온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수련 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을 확대, 불가항력의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 제시, 주 80시간에 달하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전공의에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을 주문했습니다.

얘기가 좀 길었는데요, 정리하자면 지금 있는 의사 수를 유지하고, 의사들, 특히 전공의들에 대한 처우를 대폭 개선하란 겁니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의료사고나 업무복귀명령 등 법적으로 자신들을 제한할 수 있는 것도 다 없애란 겁니다.

[앵커]

지금 전공의 집단 근무 거부 사흘째인데, 의료 현장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전공의의 71.2%인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들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의 약 95%인 1만 3,000여명이 근무합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았지만,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63.1%인 7,813명으로 파악됐습니다.

복지부는 이탈이 확인된 6,112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715명을 제외한 5,397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한 상태입니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 센터에 신규로 접수된 피해사례는 20일 오후 6시 기준 58건입니다. 일방적인 진료예약 취소, 무기한 수술 연기 등의 내용이었는데요. 병원에 가서 혼란스러운데 이런 신고를 할 수 있는 상황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사례는 훨씬 많겠죠.

이미 전국에서 수술 일정이 반토막 나는 건 기본이고요, 출산을 강제로 미루기도 하고, 진료는 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전공의들을 떠난 의료 현장을 메우고 있는 다른 의료진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공의를 제외한 의사들이 당직표를 세워가며 쉬지도 못하고 환자를 받고 있다고 하죠. 간호사나 다른 직역 분들의 피로도 누적되고 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도 줄 잇고 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일 기준, 전국에서 7,620명의 의대생이 집단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9일과 20일 이틀 누적으로는 8,753명에 달합니다. 전국 의대생 약 2만명의 43.8%, 거의 절반 가까이 휴학한 겁니다. 이미 의대에서는 학사 일정을 미루고,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휴학계 철회 등을 설득하고 있는 중입니다. 휴학계를 제출하지 않은 의대생 사이에서도 수업 거부 등 단체행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이 같은 집단행동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정부가 의사면허 정지나 취소도 가능하다며 압박을 해왔습니다. 개정된 의료법 등에 따르면,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전공의들이 이에 불응하면 면허 정지나 취소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정부는 그동안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집단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등의 명령을 내렸습니다.

2020년처럼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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