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배두헌 기자와 더 이야기나눠 봅니다.
Q1. 배 기자, 이재명 대표, 병립형으로 돌아가려고 했었는데, 왜 마음이 바뀐거예요?
병립형 회귀에 대한 민주당 안팎, 진보진영 전체의 반발이 예상보다 더 거셌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재명 대표의 이 발언 이후였는데요.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해 11월)]
"선거라고 하는 거는 뭐 여러분도 너무 잘 아시지만 승부 아닙니까?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있겠어요."
당 원로인 정세균, 김부겸 전 총리, 강한 반대 뜻을 전했고요.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며 이탄희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고 진보진영 재야 원로들도 만류하고 나섰습니다.
당 내에서 탈당자들이 나오는 현 상황, 더 이상의 분열은 부담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대선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표 당시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단일화 했으면 이겼을 것이란 얘기, 민주당에서 나왔었죠.
야권 소수정당들을 선거제로 등을 돌리게 하면, 다음 대선 때 야권 연대 모색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해석입니다.
Q2. 그런데 병립형으로 회귀하려는 이유가, 준연동형을 유지하면 의석수를 국민의힘보다 26석까지도 손해볼 수 있다, 이런 분석 때문이었는데요. 손해를 보겠다는 건가요?
아닙니다.
당시에 26석을 손해본다는 전제는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은 안 만들 때 이야기인데요.
민주당은 준연동형을 유지할 경우 진보진영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범야권 연합 비례정당과 연대해 후보를 내는 방안이 현재로선 유력합니다.
조국 전 장관 신당을 비롯해 용혜인 신당, 송영길 신당 등이 각자 뛰는 게 아니고 연합 비례정당으로 합쳐지고, 향후 민주당이 이들과 연대하면 된다는 구상입니다.
야권비례연합정당은 민주당 위성정당이 아니니 명분도 지키고, 총선의 야권 승리, 실리도 챙길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연합 비례정당도 결국은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으니 '꼼수 민주당 위성정당'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는게 민주당 고민입니다 .
이재명 대표는 위성정당을 만든 것에 여러차례 사과하고 만들지 않겠다고 밝혀왔습니다.
Q3. 자 정리해볼게요. 국민의힘은 이미 준연동형 가면 위성정당 만든다고 하고 있어요. 민주당은 야권비례연합정당 만든다고 하고 있고 둘 다 만들면 누가 유리한 거에요?
자, 이렇게 보셔야 됩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병립형이 둘 다 유리합니다.
정당득표수만큼 비례대표를 받을 수 있으니 거대정당에 유리하죠.
국민의힘은 하지만 준연동형을 유지해야 한다면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고 민주당보다는 유리할 걸로 보고 있습니다.
명분상으로도 준연동형제 도입을 주장하는 민주당에 원죄가 있고, 실리 측면에서도 야권 소수정당이 더 난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다만, 손해 보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민주당 내부 전략도 있겠죠.
민주당은 최근 정권 심판론이 높고 공고하게 유지된다는 자체 판단 하에 선거제로 손해를 보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Q4. 준연동형 가면 신당들이 더 유리해지는 거죠.
네. 준연동형 제도 자체가 소수 정당들도 원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3지대 신당들의 공간은 확실히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구 투표는 국민의힘, 민주당 양당 후보를 뽑더라도, 비례대표는 신당을 지지하고 투표하는 국민들이 많아지면 상당한 파괴력이 생기는거죠.
다만, 이준석, 이낙연 전 대표가 제 3지대에서 연합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고, 어떻게 공천을 할지 정해지지 않았는데요.
선거제도 확정부터 제3지대 움직임까지, 코앞에 다가온 총선에 여야 손익 계산이 상당히 복잡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아는기자, 배두헌 기자였습니다.
배두헌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