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심을 돌아보는 시티투어버스, 홍보 영상보면 꽉 차서 다닐 것 같죠.
지자체마다 앞다퉈 늘리고 있는데요, 현실은요?
빈 차로 도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다 세금으로 운영됩니다.
전민영 기자의 현장카메라 시작합니다.
[기자]
관광객들이 도심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든 시티투어버습니다
지금 출발 직전인데 사람이 없는데요
빈 차로 도는 버스 현장 취재했습니다.
평일 오전 인천 송도의 종합관광안내소 앞.
시티투어버스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전 10시 반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는데 승객은 취재진뿐입니다.
노선을 달리는 1시간 반 동안 버스 문만 여닫힐 뿐 타고내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신포 시장, 차이나타운 등 인천의 주요 관광지를 도는 노선이지만, 막상 보이는 건 인천항의 컨테이너뿐입니다.
정거장에 아예 서지도 않습니다.
[인천시티투어 버스기사]
"(원래 정차를 안 하나요?) 여기는 원래 손님이 없어요. 내렸다가 구경할 게 없어서 그냥 타버려요."
영종도를 도는 또 다른 노선의 시티투어버스도 2시간 반을 빈 차로 다닙니다.
대구의 시티투어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빈 차로 출발하는데 지난주 승객수는 많아야 2명에 불과했습니다.
[대구시티투어 버스기사]
"어제 손님 없었어요. (아예요?) 하나도 없었어요."
중간 정류장에 내리니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도시 한가운데입니다.
특색 없이 돌다 보니 일반 시내버스와 차이도 없고, 관광객도 시민도 찾지 않는 겁니다.
[남순태 / 경북 청도군]
"여기 와서 이용할 일이 없지. 잠시 와서 목적지 딱 갔다가 거기서 또 바로 집으로 가고 하니까."
[인천시민]
"근데 참 (노선이) 애매하네, 다. 잘 안 가는….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정류장 찾기는 더 힘듭니다.
[Emily / 대만 관광객]
"사진만 보고 찾아와야 했어요. 안내판도 없고, (버스 찾기 전까지) 긴장됐어요."
문제는 다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겁니다.
지자체 예산이 많게는 10억 넘게 들어갑니다.
인천시는 매년 14억 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벌어들이는 건 2억 원에 불과합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지만 오히려 시티투어버스 운영을 늘린다는 계획.
[인천시청 관계자]
"내년에 (노선) 수는 좀 늘어날 것 같아요."
각 지자체가 너도나도 시티투어버스를 만들면서 전국 85곳에서 304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벤치마킹한 건 연간 20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입니다.
광화문을 출발해 경복궁, 남대문, 남산 등 유명 관광지를 연결하고 다양한 언어로 설명해주다 보니 내외국인들에게 인기입니다.
하지만 내세울 관광 콘텐츠 없이 겉모습만 베낀 지역의 시티투어버스는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단 비판이 나옵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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