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용산 곳곳에 갑자기 '이갈이'라고 적힌 낙서가 등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낙서가 확인된 장소가 150곳이 넘는데 범인을 잡고보니 30대 미국인 남성이었습니다.
이기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건물 한 층 벽면을 가득 채운 하얀색 낙서.
'이갈이'라고 쓰인 뜻 모를 낙서가 서울 이태원 골목 곳곳에 그려졌습니다.
[인근 상인]
"좀 예쁘게 멋있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솔직히 그렇지는 않잖아요. 보기가 좀 안 좋은 것 같아요."
주택가 담벼락, 도로 노면, 상점 셔터나 슈퍼마켓 냉장고까지.
낙서 신고를 받은 경찰이 집계한 것만 155곳에 이릅니다.
여기 버스정류장에도 길 건너편 건물 벽에 있는 것과 같은 낙서가 그려져 있습니다.
경찰이 CCTV 동선 등을 추적해 지난달 관광비자로 입국한 30대 미국인 남성을 범인으로 붙잡았습니다.
남성은 자신이 '이갈이' 환자여서 질병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남성은 지난해 10월에도 입국해 같은 낙서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남성은 경찰에 검거된 뒤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입건됐는데, 조사받던 중에도 부산으로 놀러 가 똑같은 낙서를 하고 곳곳에 '스티커'까지 붙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성은 직업도 있고 정신질환 역시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남성을 출국 정지하고 추가로 낙서한 곳을 찾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기상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헌
영상편집 : 김태균
이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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