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바닷물을 생명수로…삶의 의지 식어가는 가자
[앵커]
전쟁이 길어질수록, 가자지구 주민들의 삶은 점차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질병과 전염병에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어린아이들조차 삶의 의지마저 잃어가고 있습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어린 아이들이 바닷물을 떠 물통에 담습니다.
한 켠에선 여성들이 바닷물로 옷을 빨고 있습니다.
물이 없어 해변까지 찾아온 겁니다.
"물도 없고 음식도 없습니다.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인간이고 아이들도 여러분 같은 존재입니다. 아이들은 그저 살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나 폐수 처리시설 운영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바닷물조차 오염된 상태라고 국제기구는 전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가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방치된 차량은 수십 마리의 벌레로 뒤덮였습니다.
"질병은 어린이와 여성, 노인들에게 널리 퍼져 있습니다. 우리는 짠 물을 마셔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가 운영하는 난민보호시설은 149곳.
이곳에서만 72만명 넘게 머물고 있는데, 화장실 한 곳당 평균 160명이 공유해야 하고, 샤워시설은 700명이 한 곳을 이용할 만큼 열악합니다.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한 1인당 하루 최소 물 사용량은 15리터지만, 5리터 안팎의 물로 먹고 씻어야 합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자지구에서 설사 증상을 호소한 사례는 3만3천여 건, 이 중 절반 이상이 5세 미만 어린이들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머리도 아프고 배도 아파요. 오염된 물 때문에 엄마도, 제 형제자매도 아파요. 너무 지쳤어요. 전쟁이 끝나길 바랍니다"
이집트에 이어 튀르키예까지, 주변국에서 가자지구의 환자 이송에 합의했지만 인도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황정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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