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장에서 집의 구조를 블록처럼 만들고, 현장에서 레고 쌓듯 조립하는 게 모듈러 주택이죠.
단독 주택을 넘어 고층 아파트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제카메라, 박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제가 있는 이곳은 여느 집과 다르지 않은 아파트입니다.
거실과 안방, 베란다가 보이고, 붙박이장도 있습니다.
신혼부부들이 살기 좋아 보이는 이집, 그냥 아파트가 아니라 레고처럼 조립한 모듈러 아파트입니다.
철근을 연결한 뒤 콘크리트를 부어 짓는 전통적인 아파트와 달리 모듈러 아파트는 기본 골조와 창문, 욕실 등 집 구조의 0~80%를 공장에서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합니다.
날씨 영향을 받지 않아 공사 기간이 일반 아파트의 절반 수준입니다.
국내 처음 등장한 13층짜리 모듈러 아파트는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이 곳에 거주 중인 28살 직장인 임나은 씨는 일반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임나은 / 직장인]
"(일반) 아파트 살 때랑 다른 건 하나도 없는데 이전에 살던 집보다 단열이 정말 잘 되는 것 같아요. 추천, 완전 추천하는 곳이에요."
소음 차단도 잘 될까.
"채널A인데, 들리세요? (…)"
[용인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소음 부분 관해서는 지금 (민원이) 거의 없다고 봐야 돼요. 그리고 단열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세종시에선 국내 첫 모듈러 아파트 단지를 짓기 위한 터파기 및 지하층 공사가 한창입니다.
지상 7층, 4개동으로 내년 하반기 입주를 시작합니다.
지하층은 안전성과 비용을 감안해 철근과 콘크리트로 다지고, 지상층에 모듈러를 적용합니다.
[이건진 / 계룡건설 현장소장]
"지상부에서는 모듈러 구조가 일반 철근 콘크리트 구조 이상의 기능을 확보합니다."
하지만 아직 일반 시민들에게 모듈러 아파트는 생소합니다.
[김정호 / 경기 용인시]
"살 수 있겠죠, 있는데 살고 싶지는 않아."
신뢰가 관건인 만큼 건설사들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철골 모듈의 강도를 높여 안전성과 내구성을 높이고 신소재를 활용해 단열, 방음 기능을 향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구자석 / GS건설 자이가이스트 공장장]
"(물렁물렁하네요.) 글라스울(유리섬유)이라는 단열재를 집어넣은 거예요. 단열재를 벽면 안에 집어넣음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벽면이 더 얇아지죠."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2020년 268억 원에서 2022년 1757억 원으로, 2년 새 6배로 확대됐습니다.
아직까진 단독 주택과 공공임대 아파트에 한정돼있지만 민간 분양 아파트에도 적용되면 시장은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강창훈 / 현대엔지니어링 실장]
"2030년 이전에 30층 규모의 (모듈러) 아파트를 시공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지면 건축 비용이 하락해 가격 경쟁력도 향상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경제카메라 박지혜입니다.
연출: 박희웅 김태희 김명철
구성: 강전호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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