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홀로 맞는 명절이 즐거운 분도 있지만, 고향에 갈 수 없는 실향민들도 있습니다.
탈북민들 얘긴데요.
송진섭 기자가, 탈북 청소년들이 다니는 학교에 다녀 왔습니다.
[기자]
학생들이 직접 만든 딱지를 손에 들고 복도에 모였습니다.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하더니 금새 즐거운 딱지판이 벌어집니다.
[현장음]
“넘기자! 넘기자!”
같은 시간, 급식실.
즐거운 대화속 송편 빚기가 한창입니다.
이곳은 탈북 청소년 80여 명이 교과 과정 교육을 받는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명절을 앞두고 쓸쓸함을 달래려 추석 행사를 열었습니다.
[안금상 / 여명학교 재학생]
“추석 같은 명절들은 (북한도) 이제 대부분 다 똑같이 지내고 있어요. 돌아가신 조상들한테 절을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가족들이 북한에 살고 있다는 성경 양은 명절이면 연락이 끊긴 엄마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전성경 / 여명학교 재학생]
“저는 북한에서 태어나고 3살 때 중국으로 탈북했습니다. 엄마는 북한에 계세요. 추석이랑 설 때 제일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친척들에 대한 그리움을 시로 표현해 보기도 합니다.
[안강권 / 여명학교 재학생]
“가을이 되면 북쪽 고향 생각이 납니다. 북한에서도 친척들이 저희 가족을 많이 그리워하겠죠.”
학생들 대부분 일반학교 적응이 어려워 여명학교를 찾아왔습니다.
이달 초 지금의 폐교 건물로 이사온 여명학교는 주민들이 꺼려할까 걱정돼 아직 학교 간판을 달지 못했습니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번번이 쫓겨났나면서 2004년 개교한 뒤 20년 가까이 보금자리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조명숙 / 여명학교 교장]
“이제는 이 아이들이 행복해도 되잖아요. 우리 나라에 좋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대로면 여명학교는 2026년 또다시 자리를 옮겨야 합니다.
채널A 뉴스 송진섭입니다.
영상취재: 최혁철
영상편집: 형새봄
송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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