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목적이 건전해서"…육군, 마약사범 간부 감싸기

[앵커]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정작 육군에서는 제 식구를 감싸왔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목적이 건전하다'는 이유 등으로 마약 사범 간부를 제대로 징계하지 않은 건데요.

차승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19년 3월 필로폰 성분이 들어간 최음제를 샀다가 적발된 육군 중사 김모 씨, 군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마약 구입 목적이 범죄가 아닌 부부관계 개선이었다는 점이 참작됐습니다.

이듬해 9월 육군 중사 이모 씨도 수면제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 '스틸녹스'를 구입하려다 미수에 그쳤지만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군검찰은 이씨가 평소 수면장애를 앓고 있었고, 범죄 동기가 말초적 쾌락이 아닌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려 한 의도였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군검찰은 김씨와 이씨 소속대에 징계 처분을 권고했는데, 군 또한 검찰과 같은 이유로 징계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마약 사범으로 적발된 육군 52명 가운데 장교와 부사관 등 간부는 13명. 이 중 징계를 받지 않은 경우가 8명입니다.

사망이나 형이 확정돼 제적되는 등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징계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에 자칫 군 기강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마약사범에 대해서 징계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조직이 유지될 수 있겠습니까? 군 조직일수록 좀 단호하게 처리해야 된다…."

급증하는 마약 범죄에 군도 마약 집중 단속에 들어갔습니다.

마약 사범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중한 징계로 마약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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